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모델로 데뷔시켜주겠다고 끌어들인 20대 여성들에게 성상납과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사기 등)로 M기획사 대표 설모(39)씨와 영업이사 김모(25)씨를 구속하고 직원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설씨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간 인터넷 구인사이트를 통해 모집한 연예인 지망생 17명에게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게 한 뒤 계약 보증금 명목으로 1억8,800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특히 설씨는 대출금을 갚아주고 성형수술을 시켜주겠다는 조건으로 지망생 7명과 성관계하고, 이를 촬영해 "말을 듣지 않으면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결과 설씨 등은 지망생 12명에게 성매매까지 강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성매수 남성 박모(44ㆍ자영업자)씨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설씨 등이 피해여성 중 한 명을 싱가포르에 보내 현지인을 대상으로 성매매하게 했다고 전했다.
2004년 모델 기획사를 차린 설씨는 돈벌이가 여의치 않은데다 준비했던 불법 인터넷 성인방송마저 잘 되지 않자 지난해 11월 서울 역삼동에 기획사 사무실을 열었다. 설씨 등은 자동전화 발송 프로그램과 카카오톡을 통해 '여자 연예인 등과 시간당 100만원이면 즉석 만남이 가능하다'는 문자 메시지를 유포, 성매매를 알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23명은 성관계 사실을 알리겠다는 협박 때문에 신고를 할 수 없었다"며 "연예인을 꿈꾸는 여성들의 심리를 악용해 성상납 등을 강요하는 일부 기획사를 계속 단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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