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오프 문제로 시끌시끌하던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선정이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 됐다. 새누리당은 지난 25일 서울시장 예비후보 6명 중 군소후보 3명을 탈락시키고 정몽준 의원, 김황식 전 총리, 이혜훈 최고위원 3명을 경선 대상자로 정하는 1차 컷오프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서울시장 경선 예비후보 3명을 놓고 다시 정밀 여론조사를 실시해 2명으로 압축하는 2차 컷오프를 추진했다. 이에 정 의원과 이 최고위원이 강력히 반발하자 어제 오후 원래대로 3명을 대상자로 확정해 발표했다. 이번엔 김 전 총리 측의 반발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집권 여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면서 예비후보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새누리당이 2차 컷오프를 추진한 이유는 이 최고위원을 탈락시키고 정 의원과 김 전 총리의 양자 대결로 경선을 치르기 위한 것이다. 현재의 지지도를 놓고 보면 이 최고위원이 탈락하는 것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이다. 이 최고위원 측의 반발은 물론이고, 정 의원 측도 친박 성향의 표를 김 전 총리에게 몰아주려는 음모라고 비판했다.
예비후보 컷오프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후보 난립과 경선 관리의 효율성, TV 토론의 집중력 제고를 위해 유용한 제도라는 평가가 많다. 지난 대선의 TV 토론에서 이정희 통일진보당 후보의 돌출적인 발언으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집중적인 토론이 어려웠던 경우가 잘 말해준다. 더욱이 새누리당 공천관리위는 외부인사를 포함, 10명의 위원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특정 후보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결정을 내린다고 볼 수도 없다.
김 전 총리는 어제 당 공천위가 열리기 직전 "2자 대결 구도가 더 원칙에 합당하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공천위의 최종 결정에도 불구하고 당 내 일부에서 벌써부터 김 전 총리 측의 반발을 우려하는 이유다. 새누리당은 거대 여당의 위치에 걸맞게 3자 대결로 정정당당한 경선을 치르기 바란다. 그동안의 컷오프 논란이 특정 후보를 도와주기 위한 것이었다는 의구심을 깨끗이 불식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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