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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오프 2배수 압축 추진 "김황식 밀어주기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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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오프 2배수 압축 추진 "김황식 밀어주기냐" 반발

입력
2014.03.2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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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전이 또 다시 박심(朴心) 논란에 휩싸였다. 김황식 전 총리의 출마 과정 내내 친박계의 조직적 지원설로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이번에는 컷오프에서 당초 방침을 번복하고 2배수로 압축하는 방안이 추진돼 ‘김황식 밀어주기’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26일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 서울시장 후보 경선 컷오프를 통과한 정몽준 의원과 김 전 총리, 이혜훈 최고위원 등 3명을 대상으로 정밀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최종 경선전 참가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공천위는 6명의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한 여의도연구원의 여론조사를 근거로 3명을 탈락시켰다.

공천위의 방침은 결국 컷오프를 한 차례 더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공천위 관계자는 “지지율 기준에서 예외를 둘 수는 없고, 공천관리규정에서 컷오프 통과자 수가 2인 이상으로 돼 있다”고 말했다. 이는 또 그간 지지율 측면에서 정 의원이나 김 전 총리에 비해 밀리는 것으로 알려진 이 최고위원을 배제하겠다는 의미가 된다. 공천위가 참고한 여연 조사에서 이 최고위원은 한자릿수 지지율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를 두고 당내에선 김 전 총리를 배려한 정치적 결정이라는 지적이 많다. 친박계 표를 김 전 총리에게 몰아주기 위해 지금껏 강조해온 컷오프 3배수 원칙까지 번복해가며 원조 친박계인 이 최고위원을 탈락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사실 새누리당은 전신인 한나라당 시절인 2007년, 2012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지지율 3% 이하 후보들도 컷오프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김 전 총리측이 권역별 투ㆍ개표 방식을 양보한 대가로 2배수 압축을 요구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경선 당사자들은 강력 반발했다. 이 최고위원 측은 “원칙과 상식에 맞지 않는 2배수 압축은 특정후보를 위해 경선 구도를 흔들겠다는 것”이라며 “이미 특정후보에 대한 공정성 시비에 휘말린 상태에서 자칫 경선 판 자체가 파국으로 갈 수도 있다”고 강력 반발했다. 정 의원측도 “3배수 경선이라는 근본 원칙을 훼손하는 중대한 사태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당내 분란으로 경선이 무산될 경우 당 지도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한 비주류 재선의원은 “김 전 총리가 좀처럼 정 의원을 따라잡지 못하자 인위적으로 정몽준ㆍ김황식 맞대결 구도를 만들어 ‘박심’을 부각시키려고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촌평했다. 실제로 한국일보의 23~24일 여론조사에서 김 전 총리는 새누리당 후보 선호도에서 정 의원에게 17.7%포인트 차이로 뒤졌다. 정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박원순 시장과의 맞대결에서 격차를 1.7%포인트까지 좁혔지만, 김 전 총리는 여전히 박 시장에게 19.9%포인트 격차로 뒤졌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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