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을 통합한 '새정치민주연합(새민련)'이 어제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창당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국회 130석을 보유하게 된 새민련은 통합진보당(6석)과 진보정의당(5석)을 아우르는 제1야당으로 자리잡았다. 과반 의석을 보유한 거대 여당에 대한 견제를 통해 정치를 건전하고 투명하게 이끄는 것은 야당의 몫이다. 그런 점에서 새민련에 거는 기대는 적지 않다. 공동대표로 선출된 김한길ㆍ안철수 의원은 통합의 최고 가치를 '새정치'로 표방했다. 밀실ㆍ계파정치를 청산하는 혁신에 매진하면서 민생문제에 당력을 집중하는 자세를 보여야 기존 정치에 염증을 느끼는 국민에게 새정치를 실현하는 정당으로 각인될 수 있다.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경험했듯이 관념에 매몰돼서는 다수의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민주와 진보의 가치는 새민련이 절대 포기해선 안될 중요한 부분이지만, 그만큼 민생과 안보를 튼실히 한다는 의지의 표현도 필요하다. 김ㆍ안 공동대표가 어제 첫 공식행사로 천안함 폭침 4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고, 중동 건설에 참여한 산업화 역군들을 창당대회장에 초청한 것도 외연을 넓히려는 새로운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안 의원의 경우 이번 통합 창당으로 새로운 정치실험의 장을 열었다. 상당수 야권 지지층에서는 안 의원이 제도권 정당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선도해 새로운 정치의 기틀을 마련하길 희망하고 있다. 안 의원도 이제부터는 행동으로 이를 보여줘야 한다.
새정치는 구호나 이벤트만으로 실현되는 게 아니다. 당리당략이나 개인ㆍ계파의 이해관계 보다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정치를 펼쳐야 한다. 건강한 이슈를 주도하면서 진보와 보수를 포용할 수 있는 수권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줄 때 새정치 구현도 가능해진다. 만일 눈앞의 선거 결과에 급급해 정치공학적 통합에만 안주하다간 실패한 과거 야당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새민련이 우리 정치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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