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 소음문제로 이웃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수년간 층간 소음으로 갈등을 빚던 윗집 유모차에 불을 지른 혐의로 장모(34)씨를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1월 11일 오전 4시 20분쯤 술을 마시고 서울 개봉동 자신의 아파트로 귀가하던 중 윗집 현관문 앞에 세워져 있던 유모차에 일회용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달아났다. 이 화재로 현관문과 계단 벽이 그을리는 등 1,45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자다 깬 윗집 주민 이모(36ㆍ여)씨는 현관문 밖에서 '타닥타닥' 불이 타오르는 소리를 듣고 신고했다. 불은 인명피해 없이 10여분 만에 꺼졌지만 같은 동에는 81세대가 거주하고 있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2006년 12월 이 아파트 2층으로 이사 온 장씨는 2008년 9월 윗집으로 이사 온 이씨 가족과 층간 소음 때문에 자주 다퉜던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씨의 자녀 4명은 3~10세로 발소리 등 소음이 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장씨가 사건 당시 술을 많이 마셔 기억나지 않는다고 혐의를 부인했지만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혐의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웃간 층간 소음 갈등은 최근 수년간 강력범죄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 인천 부평구의 한 다가구 주택에서는 임모(73)씨가 아랫집에 불을 질러 주민 2명이 사망, 징역 20년을 선고 받았다. 지난해 2월에는 서울 면목동 한 아파트에서 김모(46)씨가 층간 소음문제로 말다툼 끝에 흉기를 휘둘러 윗집 주민 2명을 숨지게 하기도 했다.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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