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은 2002년부터 아시아 미술품을 꾸준히 수집해왔다. 2005년 용산의 새 박물관으로 옮기면서 아시아 미술 연구와 전시를 강화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다. 지금까지 구입한 약 400점 중 최근 들어온 것 위주로 미공개 유물 66점을 선보이는 전시를 25일 시작했다. 작은 방(테마전시실) 하나를 차지한 작은 전시지만, 여러 나라 여러 시기의 그림 도자기 공예품 조각 등 다양한 미술품을 한자리에 모으니 아기자기하고 흥미롭다.
중국 유물로는 기원전 청동기부터 19세기 청나라 미술품까지 있다. 1~2세기 후한의 녹유 도기인 높이 130㎝의 4층 누각 모형, 매사냥을 하려는 듯 손등에 매를 앉힌 8세기 초 당나라의 남장 여인상 도용 등에서 당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일본 미술품은 에도시대(1608~1867) 회화와 채색자기가 볼 만하다. 그 중 가장 크고 화려한 것은 대저택에 많은 사람이 모여 노는 장면을 묘사한 풍속화 '저내유락도(邸內遊樂圖)'다. 가로 281㎝ 세로 88.5㎝의 6곡 병풍 한 쌍으로 제작한 이 작품에는 춤 추고 바둑 두고 차 마시고 카드놀이를 하는 등 여러 가지 오락과 여흥 외에 목욕탕도 등장하는데, 마당과 하늘은 금칠을 해서 더욱 화려하다. 금색 녹색 보라색으로 참외를 그려 넣은 채색자기 대접이나 우키요에(채색판화) 작가들의 미인도는 같은 시기 조선의 백자나 신윤복의 미인도와는 다른 일본 고유의 미감을 보여준다.
인도ㆍ동남아시아의 불교조각과 회화 중 10세기 인도 여신상은 풍만하고 육감적인 몸이 매혹적이다. 불교미술품에는 인도네시아와 태국의 작은 청동불상 3점도 포함돼 있다. 전시는 6월 22일까지 한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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