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맞붙는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 이혜훈 최고위원이 25일 당락의 결정적 변수인 호남 표심 잡기에 동시 출격하면서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서울 용산에서 열린 재경 광주전남 향우회·여성회 주관 '어르신 경로잔치' 행사에 나란히 참석한 이들은 축사부터 호남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먼저 발언에 나서 "제가 명예 목표시민이자 명예 전라북도 도민"이라고 운을 뗀 정 의원은 "군산에 (현대중공업) 조선소를 하나 세웠고 아산재단 병원을 제일 먼저 지은 곳도 전남과 전북"이라며 그간의 호남 지역 발전 공적을 내세웠다.
그러자 김 전 총리는 "저는 전남 장성 출신이지만 정몽준·이혜훈 후보도 함께 해줘서 대단히 고맙다"며 호남 출신임을 에둘러 상기시켰다. 이에 질세라 이 최고위원도"광주전남에 새누리당 의원들이 없다 보니 젊은 의원들끼리 하나씩 지역구를 더 갖자고 정한 일종의 지역구가 광주 서구"라며 인연을 강조했다.
앞서 행사 전에는 보기 드문 해프닝도 연출됐다. 당초 행사 참석이 예고돼 있었던 후보는 정 의원. 하지만 예정에 없이 김 전 총리가 먼저 나타나 정 의원을 맞이하는 등 행사를 주도하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김 전 총리는 '불청객'이라 좌석도 따로 없었다. 뒤늦게 소식을 전해들은 이 최고위원도 당원 워크숍 일정을 취소하고 40여분이 지난 뒤에야 행사장을 찾았다.
정 의원은 "행사 참석이 호남 출신인 김 전 총리를 견제하려는 의도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명예 목포시민이자 전북도민이 오지 않으면 이상한 것 아닌가"라고 했다. 김 전 총리도 예고 없이 행사장을 찾은 이유에 대해 "소식을 늦게 알았을 뿐"이라며 "당연히 고향 어르신을 찾아 뵙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에 나설 새누리당 후보군이 2~ 5배수로 압축됐다. 서울시장의 경우 일단 정 의원과 김 전 총리, 이 최고위원으로 줄였고 추후 정밀여론조사를 해 2배수 압축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가장 많은 8명의 후보가 나선 대구의 경우 1차로 권영진 주성영 전 의원과 서상기 조원진 의원,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등 5명으로 압축한 뒤 여론조사를 다시 실시해 더 줄일 예정이다.
김재원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서울은 나머지 후보들의 경쟁력이 떨어져 1차로 탈락시켰고 3명은 다시 여론조사를 실시해 추후 판단키로 했다"고 설명하면서 "추가 압축 여부는 금주 내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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