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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정반대 방향 갔을까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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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정반대 방향 갔을까 '의문'

입력
2014.03.25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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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수사 당국이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남인도양에 추락한 것으로 결론 지었지만, 풀어야 할 숙제는 산더미다. 아직도 사고기 잔해를 건져 올리지 못하고 있는데다, 사고 원인에 대해선 그 어떤 단초도 찾지 못하고 있다.

사라진 여객기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소속 여객기 MH370편(기종 보잉 777-200)은 8일 오전 0시41분 쿠알라룸푸르 공항을 이륙했다. 중국인 153명, 인도네시아 38명을 포함한 승객 227명과 승무원 12명을 태운 이 여객기는 오전 1시 19분 쿠알라룸푸르 관제탑에 보낸 '괜찮다. 좋은 밤이다'라는 무선을 마지막으로 연락이 두절됐다. 잠시 후 1시 21분 무선응답기가 꺼지고, 1시 30분 전후로 레이더망에서도 사라졌다. 오전 2시 40분쯤 여객기 실종 사실을 인지한 말레이시아항공은 중국 베이징공항에 도착 예정시간인 오전 6시 30분을 넘어서도 어떤 연락도 없자 실종 사실을 발표했다. 예정된 비행항로와 연락이 두절된 시점 등을 고려해 남중국해상에서 추락한 것으로 보고 그 일대를 중심으로 수색에 나섰으나 잔해를 찾지 못했다.

도플러 효과로 인도양 추락 결론

24일 영국 정부산하 항공기사고조사기구(AAIB)와 국제해사기구가 설립한 통신업체 '인마샛(Inmarsat)'의 분석결과, 실종된 여객기는 호주 서부 퍼스에서 남서쪽으로 약 2,500㎞ 떨어진 지점에서 비행이 종료되며 추락한 것으로 결론이 나왔다.

인마샛은 여객기가 실종된 8일 오전 1시 11분부터 8시 11분까지 레이더망에서 사라진 후 인공위성에 보낸 8번의 통신신호를 단서로 삼아 추적했다. 인공위성이 매 시간 한 차례씩 수신한 이 신호에는 시간이나 거리 등 여객기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위성항법장치(GPS) 정보는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소리를 내는 물체가 관측자에 가까워지면 고음이 나고, 반대로 멀어지면 저음이 나는 도플러효과를 이용해 분석했다. 열차가 다가올 때 열차의 기적소리가 높게 들리다가 멀어지면서 낮게 들리는 현상이 그 예다. 인마샛은 도플러 효과를 이용해 실종 여객기뿐 아니라 당시 비행했던 다른 비행기들의 이동경로까지 비교 분석한 끝에 인도양 남부해역에 실종기가 추락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최종 위치에서 수백㎞ 안에 항공기가 착륙할 수 있는 육지가 없어 탑승자 생존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봤다.

크리스 맥로린 인마샛 대외담당 수석부사장은 "계산해낸 비행경로의 오차는 ±160㎞ 정도"라며 "불행히도 인도양 상공에 설치된 위성은 1990년대식이라 GPS가 없어 추락지역의 정확한 위치까지 계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풀리지 않는 의문들

왜 여객기가 예정된 항로를 벗어나 남쪽으로 비행했는지가 가장 큰 의문이다. 예정 항로와 정반대로 방향을 튼 점으로 볼 때 기장과 부기장이 직ㆍ간접적으로 개입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따라서 왜 인도양으로 비행했는지, 기장 및 부기장이 의도적으로 방향을 튼 건지 아니면 누군가의 강압에 의해 기수를 돌린 건지, 납치나 기내 난동 행위는 없었는지 등을 밝혀야 한다. 자료를 분석한 인마샛의 크리스 맥러플린 부사장은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실종기가 어떤 속도로 비행했는지, 언제 연료가 떨어졌는지, 바다에 그냥 곤두박질한 것인지 아니면 활공하다 떨어졌는지, 화재 연기 때문에 평소보다 천천히 날았는지 등은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항공 사장도 25일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를 묻는 질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아무 것도 추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색 난항

이러한 의문점을 해소하려면 정확한 사고 지점을 확인하고, 사고 전후 상황이 기록됐을 블랙박스를 이른 시간 내에 수거해야 한다. 중국 프랑스 등 국제수색팀이 항공기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를 여러 개 발견했으나 25일에도 "아직 사고 여객기와 관련됐다고 확인된 것은 없다"고 재차 확인했다. 특히 인도양은 평균 수심이 3,800m 내외로 매우 깊어 잔해나 블랙박스를 찾아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25일엔 비와 흐린 날씨 때문에 수색 작업이 중단됐다.

미국 국방부는 블랙박스 탐지기와 4,500m 심해에서 고해상도 촬영이 가능한 무인 탐사정을 1,2일 내 호주로 급파해 수색에 참여시킬 예정이다. 미국 해군은 "이 블랙박스 탐지기는 해저 6,000m 내의 블랙박스 신호를 찾아낸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2009년 프랑스항공 AF 447기가 원인불명 사고로 대서양에 추락한 뒤 장기간 탐사 끝에 2011년 사고기 블랙박스를 해저에서 건져낸 적이 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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