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박영훈의 고육책

앞 장면에서 흑이 축머리를 이용해 좌변을 돌파했지만 대신 백은 중앙이 매우 두터워졌다. 이렇게 되고 보니 이제는 중앙과 우변의 흑돌이 상대적으로 상당히 불안해 보인다.

김성진이 흑1로 어깨 짚어 우변 백 한 점을 먼저 공격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단순히 집으로만 따지면 1로 좌하귀를 제압하는 게 크지만 당장 백이 2로 좌우의 흑돌을 가르고 나오면 곤란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흑1이 놓이자 우변 백이 2로 달아난 건 당연하고 그 틈에 흑도 자연스럽게 3으로 연결했다.

좌하귀에서 4부터 7까지 진행된 다음 박영훈이 8로 끊어서 13까지 백돌을 두 점으로 키워 죽인 건 현실적으로 엄청난 손해다. 원래는 그냥 1로 지키는 게 정수다. 하지만 그러면 흑이 손을 빼서 우변을 먼저 둘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박영훈이 반드시 선수를 잡기 위해 고육책을 쓴 것이다.

박영철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