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삼성)과 타이론 우즈(두산)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홈런 대결을 벌였다. 외국인 선수 도입 첫 해인 1988년부터 5년 간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했다. 1998년 우즈가 42개의 대포로 홈런왕에 오르자 이승엽은 이듬해 54홈런으로 우즈를 눌렀다. 외국인 타자와 토종 타자의 파워 게임. 흥미로운 볼거리 중 하나였다.
토종 투수와 외국인 투수의 스피드 대결도 있었다. 괴물 류현진(LA 다저스)이 탄생한 2006년부터 2년 동안이다. 류현진은 프로 데뷔 첫 해 30경기에서 18승6패, 2.23의 평균자책점으로 국내 마운드를 장악했다. 삼진도 204개나 잡아내며 투수 3관왕(다승ㆍ평균자책점ㆍ삼진)에 올랐다. 그러나 2007년 두산의 리오스가 33경기에서 22승5패, 2.07의 평균자책점으로 투수 2관왕(다승ㆍ평균자책점)을 차지했다. 류현진의 성적은 17승7패, 2.94의 평균자책점이었다.
올해도 투타에서 토종과 용병의 자존심 싸움이 뜨거울 전망이다. 일단 마운드에서 SK 에이스 김광현이 주목 받고 있다. 김광현은 24일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서 “몸 상태가 너무 좋다. 신인 시절인 2007년 이후 아프지 않고 꾸준히 운동을 해온 것이 처음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해를 마치면 구단 동의 하에 해외 진출을 노릴 수 있는 그는 “주위의 큰 기대가 부담인 것도 사실이지만 어쩔 수 없다. 내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며 “팀 성적과 개인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KIA 양현종도 외국인 투수와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후보다. 양현종은 3차례 시범경기에서 실점이 없다. 제구도 한 층 안정돼 14.1이닝 동안 볼넷이 2개뿐이다. 이 밖에 김진우(KIA) 노경은(두산), 윤성환(삼성) 등도 각 부문 타이틀을 놓고 9개 구단 외국인 투수들과 겨룰 예정이다. 류현진, 윤석민(볼티모어)은 없지만 좋은 투수들은 여전히 많다.
타석에서는 2010년대 홈런왕을 나눠 가진 최형우(삼성) 박병호(넥센)의 한 방이 기대된다. 스캇(SK) 칸투(두산) 테임즈(NC) 히메네스(롯데) 등 수준급의 거포들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파워다. SK 최정, 넥센 강정호의 방망이에도 주목해야 한다. 공을 맞히는 순간 임팩트가 상당히 좋은 타자들이다. 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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