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매립지였던 난지도가 월드컵공원으로 거듭난 지 11년 만에 1,100여종에 가까운 동식물이 살 정도로 자연성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일대 자연생태계 실태조사를 한 결과, 쓰레기가 썩으면서 발생하는 메탄가스 발생량은 3,601톤으로 2002년(8,523톤)에 비해 57.8% 감소하고 서식하는 동식물 개체수도 2000년 438종에서 1,092종으로 2.5배 늘었다고 24일 밝혔다.
월드컵공원은 1978년부터 1993년까지 난지도라 불리며 1억5,000만톤의 쓰레기가 매립돼 있었으나 2002년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2,350억원을 들여 생태공원으로 조성됐다.
이번 조사에서 2006년 이후 관찰되지 않았던 멸종위기종 왕은점표범나비가 다시 출현했으며 기후변화지표종인 물결부전나비도 관찰됐다. 왕은점표범나비는 산지 양지바른 풀밭이나 숲 가장자리에 서식하며 주로 6~9월에 출현하고 물결부전나비는 중부지방에서도 관찰되는 지구온난화 지표종이다.
야생조류는 큰말똥가리, 새매 등 멸종위기종과 제비, 청딱다구리 등 서울시 보호종(8종)을 포함해 50종이었으며 개곽향, 솔방울고랭이 등 새로운 식물종도 확인됐다.
메탄가스 감소와 더불어 침출수의 화학적산소요구량도 2004년 164톤에서 71톤으로 절반 이상 줄었고 대기오염도는 2002년부터 현재까지 주변 주거지역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양호한 편이었다.
시에 따르면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매립가스는 한국지역난방공사에 판매돼 연간 6억5,000만원의 수익을 올리는 동시에 상암지역 일대에 냉난방 공급을 위한 연료로 재활용되고 있다.
신시섭 서울시 서부공원녹지사업소장은 "동식물 개체수 증가는 죽음의 땅이었던 난지도 매립지가 생명의 땅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시민들이 마음 놓고 찾아올 수 있도록 생물 다양성을 높이고 매립지 환경 유지ㆍ관리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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