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에 대해 광범위한 사이버 공격과 해킹을 해왔으며 후진타오(胡錦濤) 전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도 목표가 됐다고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을 인용, 중국 언론들이 전했다.
중국 참고소식망(參考消息網)과 홍콩 매체들은 24일 전직 미 국가안보국(NSA) 계약업체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슈피겔에 제공한 문건에서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문건에 따르면 NSA의 공격 목표에는 후 전 주석과 중국 상무부, 외교부, 은행, 전신회사 등이 포함돼 있었다. 슈피겔은 그러나 NSA의 후 전 주석 감청 내용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슈피겔은 또 NSA가 2007년 '샷자이언트'라는 화웨이 해킹 작전에 착수, 2009년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에 있는 화웨이 본사 서버에 잠입하는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작전에는 백악관,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도 개입했다. 이 작전은 화웨이 경영진을 감청하고, 제품 정보를 수집하며 이 회사와 중국 인민해방군의 관계를 입증하는 증거를 찾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 결과 고객 1,400명의 명단과 화웨이 소속 기술자, 제품 코드 등 내부 정보를 확보했다. 문건에는 "우리는 현재 화웨이에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다"는 내용이 기술돼 있다.
미국은 그 동안 중국이 사이버 부대를 통해 미 주요 기관들을 해킹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이에 대해 중국은 오히려 해킹의 피해자라고 항변하곤 했다. 특히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을 앞둔 가운데 미국의 정보기관이 중국 최고 지도자를 해킹 목표로 삼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양국이 어떤 반응을 내 놓을 지 주목된다.
한편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NSA의 화웨이 해킹과 관련,"우리는 이 문제를 명확히 해명하고 유사한 행동을 중단할 것을 미국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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