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신당의 정강ㆍ정책에 7ㆍ4 남북공동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 계승을 명기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앞서 새정치연합의 정강ㆍ정책 초안에서 삭제됐던 김대중정부 6ㆍ15 공동선언과 노무현정부 10ㆍ4 정상선언 계승도 명기하는 등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간 통일정책을 절충한 것이다. 민주당이 보수정권에서 체결된 7ㆍ4 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를 정강ㆍ정책에 포함하는 처음으로, 신당의 중도층 공략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변재일, 새정치연합 윤영관 정강ㆍ정책분과위원장은 23일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신당의 정강ㆍ정책 조율을 마치고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의 보고ㆍ승인 절차를 거친 뒤 25일 공식 발표한다.
양측은 ▦정의로운 사회 ▦사회통합 ▦번영하는 나라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새정치의 가치로 내세우고 13개 분야의 정책을 담았다. 특히 '번영'은 보수진영의 가치란 점에서 안 의원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성장을 도외시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경제정책에선 경제민주화, 정의로운 시장경제 등의 개념은 물론 안 의원이 제시한 재벌 소유지배구조 개선 등 재벌개혁 방안도 포함됐다. 복지정책은 '보편을 근간으로 하는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지향하되, 보편과 선별적 복지를 전략적으로 조합한다'고 기술, 민주당의 '보편적 복지를 통한 복지국가 완성'과 안 의원의 '보편과 선별의 전략적 조합'을 절충하는 선에서 합의했다. 역사의식 부재 논란을 빚었던 강령 전문(前文)은 민주당의 강령 전문대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항일ㆍ건국정신, 4월혁명, 부마민주항쟁, 5ㆍ18광주민주화운동, 6월 항쟁' 등을 기술했다.
당헌ㆍ당규와 관련, 양측은 김한길ㆍ안철수 투톱 체제로 운영될 신당의 임시지도부 임기를 1년으로 정했다. 쟁점이었던 최고위원회의 존폐 여부와 지도부 규모 등 지도체제와 경선방식 등은 김 대표와 안 위원장 간 막판 협의를 통해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안 위원장은 이날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생들과 가진 토크콘서트에서 국회 등원 후 잊을 수 없는 순간으로 지난해 7월 국회 본회의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가 의결됐을 때를 꼽았다. 안 위원장은 "반대표를 던졌는데 어처구니 없이 통과됐다"면서 "국민도 원치 않고 국익에도 도움이 안 되는데 통과되는 모습을 보면서 혼자서 생각한다고 세상을 바꿀 수 없고 새정치를 하려면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아야 이런 일을 막을 수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제주4ㆍ3사건 관련 정책을 질문받고 "정권을 잡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있다"고 안 위원장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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