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FC 서울 감독이 결국 변화의 칼을 꺼내 들었다. 시즌 초반부터 야심 차게 준비했던 ‘공격적 스리백’이 아닌 기존의 포백으로 돌아왔다. 최 감독은 “아무래도 스리백을 준비할 시간이 좀 짧았다”면서 “앞으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사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서울은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 기존의 ‘3-5-2’ 포메이션이 아닌 ‘4-1-2-3’으로 변화를 꾀했다. 결과적으로 오스마르 이바네스(26)와 김진규(29)가 페널티킥을 잇따라 실축하는 바람에 0-1로 패했지만 경기 내용은 이전보다 한결 나아진 모습이었다.
특히 변화의 핵심은 오스마르의 전진 배치다. 기존에 김진규, 김주영(26)과 함께 최종 수비 라인을 형성했던 오스마르는 포백 바로 앞에 자리해 경기를 조율했다. 역습 상황 시 왼발을 활용한 정확한 전진 패스 등 전체적으로 빌드업(Build-up)을 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수비 시에도 침착한 커버 플레이로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다. 최 감독은 “오스마르를 전진 배치시켰던 것이 괜찮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실 서울은 올 시즌 스리백을 준비했지만 내용과 결과 두 가지를 모두 잡지 못했다. 리그 3경기에서 1무2패로 공동 10위에 그쳤다. 수비 시 커버 플레이가 원활하게 되지 않으며 상대 측면 공격에 약점을 보였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와 K리그를 병행해야 하는 빡빡한 일정 속에 주전들의 체력적인 문제까지 겹치며 어려움을 겪었다. 서울은 24일 예정됐던 공식 훈련까지 취소하며 회복에 집중했다. 최 감독은 “심리적인 압박으로 인해 가뜩이나 떨어진 체력 저하가 더해졌고 이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최 감독은 아쉬움과 함께 득점의 물꼬만 터진다면 엉켜있던 실타래가 풀릴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전했다. 23일 첫 출전한 박희성(24)이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고 새로 데려온 외국인 선수 하파엘 코스타(27)도 ACL 히로시마전에서 득점을 터트리는 등 조금씩 출전 시간을 늘려가고 있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한 골, 첫 승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놔야 할 것 같다”며 “내리막이 있으면 다시 올라갈 수 있는 희망이 있다. 반전을 이뤄낼 것이다”고 힘줘 말했다.
서울은 26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와 리그 4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이재상기자
한국스포츠 이재상기자 alexei@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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