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종열의 볼링그린 다이어리<53>지능(Intelligence)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종열의 볼링그린 다이어리<53>지능(Intelligence)

입력
2014.03.24 07:26
0 0

야구는 복잡하고 다양한 규칙(RULE)과 함께 상황상황 빠른 판단을 해야 하기 때문에 머리가 좋아야 한다. 예를 들어 투수가 던지는 투구는 대략 0.4초 안에 타자에게 들어 오므로 타자는 짧은 순간에 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또 타격 후 장타가 되면 타자주자가 되어 1루를 지나 2루를 갈 것인지 말 것인지를 뛰면서 결정해야 한다. 물론 주자가 되면 주루 코치의 도움을 받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선수 스스로 보고 판단해야 한다.

볼링그린 고등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몇몇은 현재의 모습보다는 훨씬 더 기량이 성장할 것 같은 선수들이 있다. 하지만 스스로 자신의 테두리를 만들고 새로운 이론이나 방법에 대해 받아들이거나 변화하지 않으려고 한다.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일 수도 있고 자신의 야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일 수 도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지능이며 곧 지혜라는 것이다.

지능이라는 것은 얼마나 머리가 좋은가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것은 한마디로 정의 할 수는 없다. 보통은 지능 검사를 통해 머리의 좋고 나쁨을 평가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지능 검사의 신뢰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이유는 지능을 어느 분야에 어떻게 쓰느냐가 다르기 때문이다.

“지능이란 여러 가지 다른 방법으로 정의되어 있다. 일부는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의 합계로 정의하며, 또한 경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이익을 얻는 것이라고 정의 한다(Intelligence has been defined in many different ways. Some have defined it as the sum total of everything you know, others have defined it as the ability to learn and profit from experience, still other define it as the ability to solve problems. Seal, Bernard).”

위에 언급했듯이 경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능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야구 선수들은 게임이나 연습을 통해 스스로 얻은 기술적인 이론이나 순서(ROUTIN), 그리고 방법 등이 야구에 필요한 지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선수들은 웬만해서는 이러한 생각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에는 선수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중요한 부분이 있다. 선수들이 머리로 느끼는 것과 실제로 몸이 움직이는 것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타석에서 내가 엄청나게 앞으로 이동한 것 같지만 실제로 보면 불과 몇 cm에 불과하고 다운 스윙으로 볼을 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정작 동작은 비스듬히 올라가는 슬라이트 업 (SLIGHT UP) 스윙을 하는 경우들이다. 그렇게 되면 문제는 본인의 장단점에 대해 잘못 알고 있을 수 있으며, 슬럼프에 빠졌을 때 해결 방법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내가 선수시절 스위치 히터로 바꾼 가장 큰 이유는 초중고 시절 투수를 하며 다친 오른쪽 팔꿈치의 부상으로 인-아웃 스윙(IN-OUT SWING)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웃 코스, 슬라이더 등에 약점을 보인다. 나의 머릿속으로는 충분히 잘 되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동영상 분석을 통해 확인한 모습은 주로 아웃-인 스윙(OUT-IN SWING)으로 대부분 업어 치는 모습이었기 때문에 원천적인 문제부터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예를 들어 우리는 오른손 타자가 우측으로 타구를 보내고 왼손 타자가 좌측 방향으로 타구를 보내면 아주 좋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타이밍은 약간 늦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완벽한 타이밍과 포인트에 맞았다면, 가운데 볼을 기준으로 센터 쪽으로 가는 것일 것이다. 타구를 밀어치는 것이 좋다는 것은 인-아웃 스윙(IN-OUT SWING)을 해야 가능하며, 인-아웃 스윙은 가장 큰 힘을 낼 수 있는 동작이며 볼을 더 정확하고 여러 포인트에 맞힐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대형(KIA)의 예를 들어보면 이 선수의 신체 조건은 파워와 근력에서 최정상급 선수라고 김병곤(SPOSA FITNESS) 원장이 이야기 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대형 선수를 파워히터라고 하지 않는다. 다리가 빠른 선수로 알고 있다. 그것은 본인이 하체를 이용하기 보다는 상체를 이용해서 타격을 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장타보다는 단타가 많으며, 때로는 상체가 앞으로 나가고 엉덩이는 뒤로 빠지며 타격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선수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대형 선수가 하체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적인 방법을 해결하려면 지금까지 시합을 통해 얻은 많은 경험과 지식으로 본인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거기에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해결 방법이다. 이대형 선수가 하체를 잘 활용해서 타격을 한다면 장타를 쉽게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며, 한 해에 도루 50개 이상에 홈런까지 가능한 선수가 될 것이다. 지능이란 여러 가지의 의미가 있지만 위에서 정의했듯이 경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야구에 대한 상식과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으로 스스로에게 맞는 기珦?접목시키는 지혜를 발휘한다면 훌륭한 야구 선수로 성장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볼링그린 하이스쿨 코치ㆍ전 LG 코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