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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디젤 품은 ‘말리부’, 한계령 오르막길도 거침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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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디젤 품은 ‘말리부’, 한계령 오르막길도 거침없어

입력
2014.03.24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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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의 ‘말리부 디젤’이 침체된 국내 중형차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국내 중형차 시장은 캠핑열풍에 따른 스포츠다목적차량(SUV)의 판매 증가와 차체를 키운 준중형차들의 공습에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최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중형차 시장은 전년대비 12.0% 감소한 1만2,349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전체 승용차 판매량(10만7,905대)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14.0%로 저조했다. 이는 최근 5년간 월간 중형차 판매 비중에서 최저치에 해당하는 수치다.

하지만 이달부터는 이 같은 양상이 조금은 달라질 조짐이다.

한국지엠의 ‘말리부 디젤’, 현대자동차의 ‘LF쏘나타’ 등 듬직한 중형 신모델들이 잇따라 출시되며, 시장 공략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산 중형차 가운데 처음으로 디젤 심장을 이식한 ‘말리부 디젤’은 지난 6일 출시 이후 보름 만에 연간판매량에 육박할 정도의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단지 디젤 심장을 장착했기 때문에 인기몰이에 성공한 것일까.

지난 19일 국내 중형차 시장에 새바람을 불고 올 ‘말리부 디젤’을 직접 만나봤다. 시승은 강원도 홍천에서 한계령까지의 오르막을 포함, 강릉까지 이어지는 약 130km 구간에서 진행됐다.

먼저 ‘말리부 디젤’의 기존 ‘말리부’ 대비 외관 및 실내 디자인에는 큰 변화는 없다. 대신 GM 유럽 파워트레인이 개발하고 독일 오펠이 생산한 2.0리터 4기통 터보 디젤 엔진과 아이신 2세대 6단 자동변속기가 새롭게 장착됐다.

이를 통해 ‘말리부 디젤’은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35.8kgㆍm의 강력한 힘을 발산한다. 출력과 토크 모두 경쟁차 대비 높은 편이다.

본격적인 운행을 위해 시동을 걸었다. 디젤 엔진 특유의 거친(?) 소음과 진동을 많이 잡아 디젤 차량임을 의심케 했다. 다만 차체 바닥에서 올라오는 노면 소음은 조금 거슬렸다.

주행 성능은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초반 가속 응답성능에서는 다소 무거운 느낌이었지만, 시속 100km 이상의 고속 구간에 들어서자 이내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선보였다. 특히 급가속 및 추월 상황에서의 폭발적인 순간 가속이 인상적이었다.

언덕길에서는 높은 토크를 바탕으로 거침없이 치고 올라갔다. 한국지엠이 이날 시승 코스로 한계령 오르막길을 선택한 이유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코너링은 다소 아쉽다. 급회전이 많은 구간에서 차체가 좌우로 심하게 쏠리는 현상이 발생, 급하게 속도를 줄여야 했다.

연비성능은 합격점을 줄만하다. 공인연비가 복합모드에서 13.3km/ℓ, 고속도로 15.7km/ℓ인데 이번 시승에서는 14.7km/ℓ를 기록했다. 시승 코스가 직선 구간보다는 언덕길과 코너구간이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뛰어난 연비효율이다.

여기에 판매가격도 매력적이다. 당초 3,000만원대를 훌쩍 넘어설 거라는 우려와 달리 LS디럭스는 2,703만원, LT디럭스는 2,920만원으로 책정됐다.

국산 중형 가운데 첫 디젤 엔진을 장착한 ‘말리부 디젤’이 뛰어난 주행성능과 연비효율을 바탕으로 국내 중형시장의 부활을 이끌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강릉=안민구기자

한국스포츠 강릉=안민구기자 amg@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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