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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모이는 한중일 정상… 과거사 놓고 신경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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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모이는 한중일 정상… 과거사 놓고 신경전 예고

입력
2014.03.2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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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 정상회의에서 한중일은 과거사 문제를 둘러싸고 또 한판 줄다리기를 벌일 태세다. 한중 정상은 일본의 전후 처리 문제를 비판할 때 늘 비교 대상으로 삼아온 독일을 정상회의가 끝난 뒤 방문한다. 일본은 네덜란드와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를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핵안보 정상회의를 겸한 유럽 순방에서 과거사 문제로 일본과 표나게 각을 세우고 있다. 28, 29일 독일 방문이 예정된 시 주석은 이미 베를린 홀로코스트추모관 방문을 독일에 요청했다 거절당한 상태다. 하지만 시 주석은 방독을 일본 비판의 기회로 삼겠다는 속내를 내비친 터라 방문 기간 중 간접적으로라도 일본을 겨냥한 발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

독일을 방문한 중국 정상은 그 동안 제2차 대전 처리를 논의한 포츠담회담장(베를린 근교)을 들렀다. 시 주석이 이곳을 굳이 지나쳐야 할 이유가 별로 없다. 이와 관련 중국 외교부 왕차오 부부장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이 역사문제를 언급할 것인지에 대해 "양국관계에서 제3국을 언급하지 않는 것이 중국 외교의 원칙"이라면서도 "일본 문제에는 모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25일부터 나흘 동안 독일을 방문해 메르켈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헤이그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갖고 아베 일본 총리와 얼굴을 맞댄 뒤라 일본의 역사문제를 굳이 거론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역사문제를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할 수도 있다. 한미일 회담에는 위안부 문제 등 한일 양국의 민감한 현안은 중요 의제로 올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 중 메르켈 총리와 가진 양자회담에서 일본을 향해 "역사를 바로 보기를 바라고 있다"며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핵안보 정상회의 개막 전날 네덜란드 뤼터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는 네덜란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의 아시아여성기금 위로금 지급 사업을 거론하며 '화해와 상호 이해'를 통한 관계 개선을 추구하겠다고 밝힐 것으로 보인다. 아베는 또 최근 일본에서 발생한 훼손 사건에 유감을 표시하기 위해 암스테르담에 있는 '안네 프랑크의 집'도 방문한다. 이곳은 안네가 강제수용소로 끌려가기 전 2년 동안 숨어 살던 곳이자 의 산실이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가 이곳에서 "역사의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세계 평화와 안정에 공헌하겠다"는 뜻을 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23일 헤이그 출발에 앞서 하네다공항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첫 회담"이라며 "미래지향의 한일관계를 향한 첫 걸음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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