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자국 사이버안보상 최대 위협 중 하나로 꼽아온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해킹해왔으며 이를 통해 화웨이 장비가 수출된 국가에 대한 감시활동이나 사이버공격을 수행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와 슈피겔은 전직 미국 국가안보국(NSA) 계약업체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제공한 기밀자료를 인용, NSA가 2007년 '샷자이언트'라고 이름 붙인 화웨이 해킹작전에 착수해 2009년쯤 중국 선전의 화웨이 본사 서버에 잠입하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NSA는 런정페이(任正非) 회장 등 경영진의 통신내용을 감시하는 한편 화웨이의 기술체제를 분석해 우방국을 포함한 화웨이 장비 수입국, 특히 이란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쿠바 등 미국 통신장비를 쓰지 않는 국가의 인터넷ㆍ전화망 감시에 역이용하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이이제이식 감시활동이 실제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화웨이는 에릭슨(스웨덴) 등과 경쟁하는 최정상급 유무선 통신장비 회사로,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남미 등 비서방 지역에서 특히 시장점유율이 높다. NSA는 화웨이 시장을 뚫는 것도 작전 목적으로 언급, "정보당국이 수집한 정보를 기업에 제공하지 않는다"는 정부 입장과 달리 산업스파이 활동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낳고 있다.
NSA는 화웨이와 중국 인민해방군의 유착 의혹을 확인하는 것도 작전 목적에 포함했지만 결론은 내지 않았다. 미국은 화웨이 창업자 런 회장이 인민해방군 출신인 점 등을 들어 양측의 연계설을 꾸준히 제기하는 한편, 우방을 상대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는 압력을 넣어왔다. 한국 역시 올 초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요구를 받아들여 민감한 내용의 교신에는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기로 합의한 바 있다.
윌리엄 플러머 화웨이 미국지사 부사장은 "미국의 해킹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미국 정부는 중국과 화웨이가 자국을 해킹했다고 했지만 실상은 반대였다"고 비난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