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9억원의 벌금을 내지 않고 뉴질랜드로 출국한 뒤 호화 생활을 해 온 허재호(72) 전 대주그룹 회장이 귀국해 노역장에 유치됐다. 23일 광주지검 특수부(부장 김종범)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쯤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허 전 회장의 신병을 확보해 곧바로 광주교도소 내 구치소 노역장에 유치시켰다. 허 전 회장은 5월 9일까지 49일간 하루 일당 5억원의 노역을 하게 된다.
허 전 회장은 2007년 그룹계열사에 500억원대의 탈세를 지시하고 1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뒤 2011년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54억원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는 수사 과정에서 긴급체포 기간(1일)이 노역한 것으로 계산돼 벌금액수가 249억원으로 줄었으나 이를 내지 않아 이듬해 3월 수배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2008년 12월 허 전 회장에 대해 징역 3년 및 벌금 508억원을 선고하면서 벌금 미납 시 노역장 일당을 2억5,000만원으로 환산해 유치토록 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2010년 1월 벌금을 절반으로 깎고 노역장 유치 일당을 5억원으로 올려 봐주기 판결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허 전 회장은 2011년 1월 도피성 출국을 했으며, 검찰은 최근 그가 뉴질랜드에서 카지노 도박 등 호화 생활을 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국세청 등과 함께 은닉 재산 추적에 나섰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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