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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개혁 끝장토론] '흐지부지 되지 않게' 지속성 필수… '착한 규제' 옥석도 가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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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개혁 끝장토론] '흐지부지 되지 않게' 지속성 필수… '착한 규제' 옥석도 가려야

입력
2014.03.2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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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완화와 관련해, 정부 당국자는 여러 차례 "이번은 과거정권과는 분명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끝장토론'으로 명명된 20일의 청와대 규제개혁장관회의에 대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때마다 "보면 알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이날 토론회는 역대 정부의 규제개혁관련회의와는 분명 다른 분위기였다. 6시간에 걸친 진행 시간은 차치하더라도, 방식 자체가 파격적이었다. 기업인들은 끊임없이 요구를 쏟아냈고, 박근혜 대통령은 중간중간 발언을 통해 기업인들을 측면 지원했다. 때문에 장관들은 도저히 "안 된다"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말을 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토론회를 지켜본 한 기업 관계자는 "적어도 오늘 회의만 보면 역대 정부와는 분명 달라 보였다. 대통령이 이렇게까지 챙긴다면 규제 완화는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규제완화 드라이브는 사실 역대정부의 실패에 대한 '학습효과'가 상당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노무현정부는 '규제총량제'를 도입했지만, 규제의 질과 비용에 대한 고려 없이 건수 위주로 접근하는 바람에 집권 3년 이후 흐지부지됐다. 때문에 박근혜 정부는 단순 규제총량제가 아닌 실질적 규제비용이 늘지 않도록 제한하는 규제비용 총량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규제비용을 분석하는 독립기관을 만들고, 행정규제기본법을 개정하는 등 법적 근거와 투명성 장치도 마련키로 했다.

이명박 정부는 '규제 전봇대를 뽑겠다'는 취임 일성으로 가장 왕성한 규제 완화가 기대됐지만, 결과적으로 규제가 가장 많이 늘어난 정권으로 기록돼 있다. 이 전 대통령의 의지가 약해진 측면도 있지만 ▦신설규제 심사 및 연도별 규제정리는 국무총리실이 맡고 ▦기존부터 존재했던 규제개혁은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가 맡는 등 조직이 이원화돼 부처간 혼선이 많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추진동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신ㆍ구 규제 구분 없이 대통령 주도로 개혁을 추진할 것이며 법이나 제도뿐 아니라 공무원 행태나 관행까지 모두 개혁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규제완화 실적이 가장 양호했다는 김대중 정부이지만, 얼마나 실질적으로 규제가 풀렸는지에 대해선 논란이 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부처마다 특성을 고려해 최소 감축율을 부여할 것이고 내년부터는 부처 자체 감축 목표를 제시하게 해 자발적 경쟁을 유도한다는 점이 과거와 다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박근혜 정부의 규제개혁 성공을 위해 2,3개 조건을 강조하고 있다. 첫째는 규제 개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다. 한 경제부처 고위 관료는 "규제는 정권의 힘과 비례한다. 규제를 풀려면 각 부처가 손발이 돼 움직여야 하는데 정부의 힘이 빠지기 시작하면 움직이질 않는다. 역대 정권마다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규제가 늘어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 정부 역시 후반으로 갈수록 규제완화 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지금보다 더 관심을 갖고 챙기지 않으면 현상유지조차 힘들 것이란 관측이다.

또 하나는 '규제완화 포퓰리즘'이다. 규제완화 바람을 타고 '착한 규제' '필수 규제'까지 위협을 받을 수 있는데, 이 옥석을 가려내지 않는다면 규제개혁 자체가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벌써부터 규제 개혁에 편승해 일부 업계나 사업자단체들이 도저히 안 되는 것까지 해결해달라고 떼를 쓰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며 "선을 명확히 긋지 않으면 규제차원을 넘어 사회시스템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정도의 문제이긴 하나 전문가들은 ▦금융분야의 건전성 규제 ▦환경과 안전관련 규제 ▦경제민주화와 중소ㆍ영세사업자 보호 규제 등을 대표적 '착한 규제'로 꼽았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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