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올 시즌 자존심을 크게 구겼다. 리그 우승권과는 거리가 먼 7위(14승6무9패ㆍ승점 48)로 처진데다, FA컵에서는 64강 탈락, 캐피털원컵 준결승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맨유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도 올림피아코스(그리스)에 0-2로 지면서 무관 위기에 몰렸다. 데이비스 모예스(51ㆍ잉글랜드) 감독 경질이 초읽기에 몰릴 정도로 최악이었다.
판 페르시가 살렸다
맨유가 안방에서 기적을 만들었다.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맨유는 세 골이 필요했다. 모두들 고개를 가로저었지만 맨유가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하며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올랐다.
맨유는 2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13~14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로빈 판 페르시(31ㆍ네덜란드)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올림피아코스를 3-0으로 완파했다. 맨유는 1, 2차전 합계 3-2로 앞서며 간신히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맨유를 구원한 해결사는 골잡이 판 페르시였다. 전반 25분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넣은 판 페르시는 전반 추가시간에 웨인 루니(29ㆍ잉글랜드)의 크로스를 받아 강력한 슈팅으로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6분에는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따낸 프리킥을 왼발로 감아 차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맨유는 안방에서 그리스 클럽팀에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 경기를 포함해 6번 싸워 한번도 지지 않았다. 6승을 거두는 동안 20득점, 1실점으로 거의 완벽한 성적을 거뒀다. 반면 올림피아코스는 ‘잉글랜드 원정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하고 챔피언스리그 8강행 티켓을 눈 앞에서 놓쳤다. 잉글랜드 원정 12연패의 수모다.
스페인의 강세, 이탈리아의 몰락
독일 분데스리가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제니트(러시아)와 홈 경기에서 1-2로 패하고도 골 득실에서 앞서 8강행 막차를 타는 행운을 잡았다. 도르트문트는 지난달 원정 1차전에서 4-2로 이겼다. 제니트는 1-1로 팽팽하던 후반 28분 호세 론돈(25ㆍ베네수엘라)이 결승골을 뽑아냈지만 1, 2차전 합계에서 4-5로 졌다.
이로써 챔피언스리그 8강 팀이 모두 가려졌다.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는 FC바르셀로나를 비롯해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세 클럽이 8강에 진출해 최고 수준의 리그임을 입증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챔피언인 바이에른 뮌헨과 준우승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도 무난히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선 맨유와 첼시가 나란히 8강에 안착했다. 프랑스 리그앙의 명문 파리 생제르맹도 8강에 진출했다.
반면 이탈리아 세리에A는 한 팀도 8강 무대를 밟지 못했다. 세리에A는 인터 밀란이 8강 진출을 노렸지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벽을 넘지 못했다. 챔피언스리그 8강 대진은 21일 추첨을 통해 결정된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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