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하는데 잘 되지 않는다. 계속된 강행군에 주전들도 조금씩 지쳐가고 있다. 올 시즌 야심 차게 ‘리그 우승’과 ‘아시아 제패’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던 포항 스틸러스와 FC 서울이 같은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 팀인 서울은 센트럴코스트(호주)와의 ACL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그러나 이후 4경기에서 2무 2패로 부진하다. K리그 개막전에서 전남에 0-1로 패한 데 이어 19일 히로시마 산프레체(1-2 패)에 무너졌다.
데얀(장수), 하대성(베이징 궈안)이 떠난 공백도 있었지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주전들의 체력 저하다. 서울은 지난달 25일부터 3주 동안 무려 5경기를 치러야 했다. 그 동안 서울은 골키퍼 김용대를 포함해 스리백인 김진규, 김주영, 오스마르는 5경기를 모두 풀타임으로 뛰었다. 여기에 미드필더 김치우, 고명진도 450분 동안 교체 없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고요한과 에스쿠데로, 윤일록도 5경기에 모두 나섰을 정도다.
서울은 히로시마전에서 후반 들어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게다가 원했던 결과도 얻지 못했다. 주전 선수들을 모두 투입하고도 최근 4경기 동안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ACL을 병행하고 있는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가 일부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는 철저한 스쿼드 이원화로 재미를 보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사정이 열악하기는 포항도 마찬가지다. 올해도 용병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는 포항은 베테랑 노병준, 박성호, 황진성마저 모두 팀을 떠나면서 선수 운영의 폭이 더욱 좁아졌다. 18일 산둥 루넝(중국)과의 경기에서 1명이 퇴장 당하고도 엄청난 투지로 2-2 무승부를 이끌어 냈지만 이명주, 김태수 등 주축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은 안타까울 정도였다.
앞으로도 문제다. K리그에서 개막 이후 2연패에 빠진 포항은 22일 수원(홈), 26일 전북(원정), 29일 상주(홈)와 잇따라 경기를 치러야 한다. 게다가 곧바로 중국으로 넘어가 내달 2일 산둥과 ACL 경기를 갖는다.
아직까지 두 팀 모두 시즌 초반이라 한가지에 집중한다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고민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항과 서울이 어떻게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재상기자
한국스포츠 이재상기자 alexei@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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