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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쩍 오른 묘목값 부담… 그래도 안 심을 순 없잖수"

입력
2014.03.19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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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내린 18일 인천 남동구 남촌로 인천산림조합 나무시장. 4,000㎡가 조금 넘는 땅에 사과나무, 백일홍, 적송 등 200여종의 묘목이 심어져 있었다. 한쪽 비닐하우스 전시판매장에는 추위에 약한 칠자화, 소엽무늬치자, 튤립, 만병초 등 흔치 않는 꽃나무가 작은 화분에 담겨 있었다.

식목철을 앞두고 나무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곳에서는 전국의 산림조합원이 생산한 꽃나무를 중간 유통과정 없이 소비자와 직거래하기 때문에 가격이 시중가보다 10~30%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이른 봄 준비에 나선 시민들은 최근 2년 새 10~30% 오른 묘목 값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는 눈치였다.

그래도 집 화단과 주말농장에 꽃나무를 심을 생각에 시민들은 애써 고른 묘목을 쉽게 내려놓지 못했다. 시민들은 결국 커다란 비닐봉투에 산수유, 대추나무 등을 담은 뒤에야 발걸음을 돌렸다.

인천 서구 공촌동에서 주말농장을 가꾼다는 개인택시기사 권용복(60)씨는 "주말농장에 심으려고 왕대추나무 등을 구입했는데 몇 년 새 가격이 많이 올라 원하는 만큼 사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주말농장에서 대추, 산수유 등을 거둘 생각에 그냥 갈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무섭게 오르는 인건비와 접 붙이는 경비 등에 비해 묘목 값이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생산을 포기하는 농가가 늘어 몇 년 새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조합측은 설명했다. 지난해 한파 후유증으로 추위에 약한 감나무 등 유실수 묘목 생산이 급감한 것도 가격 상승을 불러왔다. 묘목은 씨앗을 뿌리거나 접을 붙인 뒤 한두 해 길러야 시장에 나올 수 있어 날씨 등 영향을 많이 받는다.

조합측은 묘목 생산량이 줄면서 식목 시즌도 일찌감치 마감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합 나무시장 담당 이준원(34)씨는 "하루 50~100여명의 소비자들이 나무시장을 찾고 있는데 성수기가 시작되는 이번 주말부터 더 많은 사람들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산지부터 물량이 조금씩 바닥나 식목일(4월 5일) 이전에 대부분의 묘목이 품귀 현상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무시장에서는 감나무 등 유실수 묘목 30여종을 5,000~3만원, 소나무 등 산림용 묘목 20여종을 2,000~3만원 내외로 구입할 수 있다. 벚나무 등 조경수 묘목 50여종은 3,000~3만원, 장미와 철쭉 등 30여종은 1,500~5,000원 내외다. 나무시장에서는 임업기술지도원으로부터 꽃나무를 선택하고 심는 방법 등의 기술 지도와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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