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의 서비스무역협정에 반대하는 대만 학생들이 국회격인 입법원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했다. 이 과정에서 10여명의 부상자가 속출했다.
19일 대만 중앙사(中央社) 등에 따르면 학생운동단체 회원과 활동가 등 200여명이 18일 밤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입법원(국회)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입법원 본회의장이 시위대에 의해 점거된 것은 처음이다. 학생들은 본회의장 진입 후 의자와 책상 등 집기로 출입구를 봉쇄했다. 이에 경찰이 진입을 시도하며 양측 간 충돌로 10여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번 점거는 집권 국민당이 지난 17일 상임위에서 야당 의원들의 반대에도 일방적으로 중국과의 서비스무역협정 비준 절차를 강행한 것이 발단이 됐다. 학생들은 서비스무역협정의 전면 재심의와 마잉주(馬英九) 총통 및 국민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입법원 본회의가 예정된 21일까지 점거 농성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야당인 민진당과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대만단결연맹도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중국과 대만은 지난해 6월 상하이(上海)에서 양안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의 후속 조치로 전자상거래, 금융, 의료, 통신, 여행, 운수, 문화창작 등 서비스 시장 상호 개방에 합의했다. 그러나 야당과 대만 독립 세력 등은 마잉주 정부의 친중국 정책에 반대하고 있어 사회적 분열이 격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