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출마를 선언한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18일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런 저런 문제에 관해 상의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친박계 지원설의 한 가운데에 서 있는 김 전 총리 스스로 청와대와의 교감 사실을 드러낸 것이라 박심(朴心,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김 실장과의 접촉 여부를 묻는 질문에 “김 실장과는 법조계 선후배 관계”라며 이처럼 말했다. 김 전 총리는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거나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통령 선거 과정 이후에 박 대통령하고 일체 만나거나 전화 통화한 일이 없다”고 답했다.
김 전 총리는 이어 친박 핵심이 자신을 지원하고 있다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 “어느 계파의 지원을 받아 서울시장 출마를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어느 계파에 의존하는 행태는 결코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당내 서울시장 후보 경쟁자인 정몽준 의원 측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정 의원 캠프의 이수희 대변인은 보도자료를 통해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소문으로 떠돌던 ‘청와대 개입설’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김 실장은 당내 경선을 앞둔 미묘한 시점에 벌어진 이 같은 부적절한 행태에 대해 당원들에게 사과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 전 총리 측은 즉각 진화에 나섰다. 김 전 총리 캠프는 해명자료를 통해 “김 전 총리가 마치 서울시장 출마 문제를 김 실장과 상의한 것처럼 오해하거나 확대해석하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름을 분명하게 밝힌다”면서 “(상의 발언을)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시킨 것은 오보이며 선거와 관련해 오해를 살만한 대화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김 실장에게 확인해 보니 김 전 총리가 지난해 퇴임한 뒤에 독일에 갔다가 11월에 귀국했을 때 비서실장 되신 것을 축하인사를 했다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김 전 총리는 이날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행보로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정 의원의 재벌 이미지에 맞서 서민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캠페인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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