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90년대 우리나라 종합상사 시대를 이끌었던 ㈜대우, 현 대우인터내셔널(대우인터) 사령탑에 정통 '대우맨'이 복귀했다.
대우인터는 17일 CEO로 내정된 전병일(사진) 사장이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했다고 밝혔다. 대우인터는 2010년 포스코에 인수된 후 포스코 출신의 재무통 이동희 부회장이 이끌어 왔는데, 포스코 권오준 회장 취임에 따른 계열사 경영진 재편을 통해 다시 '대우맨'을 CEO에 앉혔다.
㈜대우는 김우중 전 회장이 만든 옛 대우그룹의 모기업으로, 우리나라 수출주도경제를 이끌었던 상징과도 같은 기업. 삼성그룹에 삼성물산, 현대그룹에 현대종합상사, SK그룹에 ㈜선경 등 대부분 재벌그룹들이 종합상사를 갖고 있었지만, 시장개척능력이나 네트워크 면에서 ㈜대우가 단연 압도적이었다. 김우중 전 회장의 '세계경영' 역시 ㈜대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1999년 대우그룹 해체 이후 ㈜대우는 대우인터로 명칭을 변경, 채권단 관리를 받아오다 포스코그룹에 인수됐다. 포스코가 무려 3조4,000억원을 쏟아 부어 이 회사를 사들이고, 대우 명칭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건 오랜 기간 쌓아온 브랜드파워와 글로벌 네트워크 때문이란 평가다.
이번에 권오준 회장이 대우인터 CEO에 대우출신을 다시 임명한 건, 포스코 출신으론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지난 3년여 동안 정통 포스코맨이 대우인터를 이끌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결국 종합상사는 종합상사맨에게 맡겨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신임 전 사장은 1977년 대우그룹에 입사, 미국 폴란드 독일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17년을 보낸 해외영업통이다. 그는 이날 취임식에서 "발전ㆍ인프라 사업과 부동산 개발사업에 투자를 집중,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자원개발 사업과 관련, 그는 "제2, 제3의 미얀마 가스전을 개발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이 2000년 착수한 미얀마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는 국내 민간기업이 이룩한 해외 석유ㆍ가스 개발사업의 모범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