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지 않고 운다는 이유로 생후 1개월된 아들을 목 졸라 죽이고 내다버린 비정한 부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지난달 10일 군산시 자곡동 한 원룸에서 아들을 죽인 뒤 부산의 한 도로변에 버린 A(21)씨와 아내 B(20)씨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범행 당일 오전 11시 아들의 사체를 가방에 넣어 집을 나선 뒤 군산의 한 여관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이튿날 부산으로 이동, 오후 4시30분쯤 부산버스터미널 주변 갈대밭 배수구에 사체를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부부는 "방안에서 술을 마시는데 아기가 잠을 자지 않고 계속 울고 칭얼거려 홧김에 살해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아들의 목을 조르는 동안 아내는 밖으로 나가 망을 보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가출을 했다는 가족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했다. 이들의 집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가출 당시 이들 부부 외에 아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던 점, 집안에 우유병 등 아기 용품이 그대로 남아 있던 점 등을 감안할 때 아기를 유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이들을 추적했다. 경찰은 통화내역과 인터넷 접속 실시간 위치, 금융계좌 등을 추적해 광주에서 도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처분하려는 이들 부부를 붙잡았다.
군산=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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