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장쑤성 난징(南京)시에 있는 아시아 최대의 일본군 위안소 유적을 문물보호단위(한국의 사적에 해당)로 지정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신화망(新華網)이 17일 보도했다.
난징 시내 친화이(秦淮)구 리지샹(利濟巷)에 있는 이 유적은 면적이 6,700㎡로 2차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아시아에 세운 위안소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가장 온전하게 남아있는 위안소 유적이다. 또 '만삭 위안부' 사진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북한의 박영심 할머니(2006년 작고)가 2003년 방문해 일제의 만행을 증언한 곳이기도 하다.
이 유적은 2003년 난징국토관리국에 수용됐지만 이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현재 7채의 빈 건물이 흉가처럼 방치돼 있다. 현지 언론은 과거 난징의 일부 공직자가 이 유적에 대해 "중국인이 당한 치욕의 상징이기 때문에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며 철거하지도 보호하지도 않는 상태가 몇 년째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난징시는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군(軍) 위안부가 일제의 만행을 여실히 보여주는 국제적인 이슈로 주목받음에 따라 그동안 방치됐던 이 유적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시 당국이 최근 개최한 회의에서 전문가들은 유적의 역사적 가치와 중요성을 강조하며 시급히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난징둥난(東南)대학 저우치(周琦) 교수는 "리지샹의 위안소 건물은 절대로 철거하거나 이전하면 안 되고 아우슈비츠 수용소처럼 본 모습 그대로 보호해 역사의 진실을 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난징대학살희생동포기념관 주청산(朱成山) 관장은 "해당 유적에 국가급 군위안부 역사박물관을 세워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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