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대부’ 전명규(52)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이 결국 사퇴했다.
빙상연맹은 17일 서울 무교동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 부회장이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고 밝혔다. 이로써 2010 밴쿠버 대회 이후 터진 ‘짬짜미 사태’로 사퇴했다가 2012년 복귀했던 전 전 부회장은 2년 만에 다시 부회장직을 놓게 됐다.
전 전 부회장은 소치 대회 내내 논란의 대상이 됐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이 12년 만에 노메달 수모를 당한 반면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29ㆍ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대회 3관왕에 오르자 모든 비난의 화살이 그를 향했다. 더욱이 안현수의 아버지 안기원씨가 “연맹 내부의 파벌 싸움에 안현수가 귀화할 수밖에 없었다”고 폭로하면서 비난의 수위가 높아졌다. 여전히 안기원 씨가 뱉은 말에 대한 신뢰도는 그리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지만, 팬들은 빙상 연맹과 전 전 부회장에게 이미 등을 돌린 상태였다.
전 전 부회장은 한국을 쇼트트랙 강국에 올려놓은 대부다. 기록이 아닌 순위 자체가 의미 있는 경기 특성상 오로지 금메달리스트를 만들기 위한 팀 플레이를 만든 창시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2, 3위를 해야 하는 피해자들의 볼멘 소리가 나왔다. 동시에 “연맹 내에서 막대한 권력을 행사하는 부회장의 눈 밖에 나면 안 된다”는 등 파벌 얘기도 나왔다.
이날 빙상연맹은 빙상발전위원회 출범도 공식 확인했다. 김재열(46) 빙상연맹 회장은 “조직 운영과 선수 선발, 평창올림픽 준비 등 모든 분야에서 근본적인 혁신 방안을 도출하기 위함이다”고 배경을 밝혔다.
빙상발전위원회에는 채환국 부회장을 필두로 연맹 이사인 박남환 계명대 교수, 전 대학빙상연맹 부회장인 김현경 성신여대 교수, 김관규 연맹 전무이사, 전이경ㆍ사공경원 연맹 이사 등 6명의 빙상인이 참여한다. 여기에 학계, 법조계, 언론계를 대표해 각 1명과 대한양궁협회 윤병선 사무국장 등 4명이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빙상발전위원회는 ▲조직 운영·혁신 ▲대표선발 방식 개선 ▲평창올림픽 준비 강화 등을 주요 안건으로 채택했다. 위원회는 앞으로 집행부에 운영 혁신 방안을 조언하는 형식으로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일하는 방식을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한 단계 성숙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평창올림픽이라는 국가적 사업을 앞둔 만큼 더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빙상발전위원회를 통해 투명성과 공정성을 짚어보고 적극 개선하겠다”며 “집행부가 어떻게 구성되든지 수시로 소통의 장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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