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2년차 류현진(27ㆍLA 다저스)이 정규시즌 리허설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시범경기 동안 선발진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투구 내용을 선보이며 개막 두 번째 경기 선발 투수의 가치를 입증했다.
류현진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시범경기 선발 등판을 끝으로 스프링캠프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네 차례에 등판한 류현진은 1승 평균자책점 2.20을 올렸다. 16.1이닝을 던지는 동안 5실점(4자책)만 내주는 안정감을 뽐냈다. 3패 평균자책점 9.20으로 부진한 클레이튼 커쇼와 종아리 통증으로 주춤한 잭 그레인키의 ‘원투펀치’보다 훨씬 좋은 페이스다.
류현진은 호주 개막전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5.1이닝 7안타(1홈런)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87개의 공을 던지며 볼넷은 내주지 않았고, 삼진 3개를 잡았다. 3-2로 앞선 6회초에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에서 내려왔지만 7회초 불펜 투수 크리스 위드로가 동점을 허용해 승리를 놓쳤다. 경기는 3-3으로 비겼다.
류현진은 이날 다양한 경험을 했다. 2회초 1사 1ㆍ2루에서 2루 견제를 하다 공이 뒤로 빠져 주자들을 한 베이스씩 더 보냈다. 시범경기 첫 실책이었다. 1사 2ㆍ3루로 몰린 가운데 후속 타자를 우익수 뜬 공으로 요리했다. 이때 3루 주자 맷 맥브라이드가 태그업을 해 홈으로 달렸고, 다저스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는 홈 송구를 했다. 주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류현진은 실점 없이 덕아웃으로 들어왔지만 월트 와이스 콜로라도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다저스 포수 A.J. 엘리스가 맥브라이드를 태그하지 못한 것을 영상을 통해 확인하고 판정을 번복해 득점이 인정됐다. 이에 류현진은 2사 3루에서 다시 마운드에 오르는 낯선 경험을 했다. 태그 플레이 항목이 올 시즌부터 비디오 판독 대상으로 확대됐기 때문에 한 이닝에 아웃카운트 4개를 잡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투구 흐름이 끊긴 가운데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고 D.J. 르마이유를 2루수 플라이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류현진은 6회초 선두 타자 놀란 아레난도에게 솔로포를 허용하고 이어 나온 마이클 커다이어를 우익수 뜬 공으로 처리하고 크리스 페레스에게 공을 넘겼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 직구(53.5%)를 가장 많이 던졌고, 체인지업(22.4%)을 승부구로 택했다. 슬라이더(14.0%)와 커브(9.6%)는 간간이 섞어 던졌다. 그러나 이번 시범경기에는 커브를 자주 던져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곧잘 뺏었다. 류현진 본인 스스로 “아직 더 연마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커브로 앞선 시즌보다 카운트를 잡는 횟수가 늘었다. 제3구종을 장착한 류현진은 호주 개막전에 맞춘 빡빡한 스프링캠프 일정 속에서도 빼어난 컨디션 관리로 빅리그 두 번째 시즌 전망을 밝혔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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