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17ㆍ세화여고)는 ‘차세대 쇼트트랙 여왕’으로 불린다. 세계 쇼트트랙계를 주름 잡던 전이경(38), 진선유(25)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차세대’라는 단어는 지워야 할 것 같다. ‘신 쇼트트랙 여왕’이라는 표현이 적합하다.
심석희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압도적인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심석희는 17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종합 포인트 102점을 얻어 정상에 올랐다. 박승희(22·화성시청)는 73점으로 2위다.
세계선수권은 종목별 순위에 따라 점수를 매겨 합계가 높은 선수가 종합 우승을 차지한다.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부 종합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11년 조해리(28ㆍ고양시청) 이후 3년 만이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4종목 중 2개의 금메달을 가져온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이번에도 세계 정상급의 실력을 뽐냈다.
심석희는 소치에서 금은동을 하나씩 따냈다. 1,500m 은메달, 1,000m 동메달, 3,000m 계주 금메달이다. 특히 3000m 계주에선 마지막 한 바퀴를 남겨놓고 어린 나이답지 않은 과감한 추월로 우리나라에 8년 만의 금메달을 안겼다. 남자 선수 못지 않은 강인한 체력과 파워였다.
심석희의 기량은 세계선수권에서도 기량은 변하지 않았다. 첫날 1,500m 금메달로 34점을 따낸 그는 이날 1,000m에서 1분30초488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34점을 추가했다. 또 상위 8명이 겨룬 3,000m 슈퍼파이널에서도 4분50초829로 1위에 올라 종합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남자부에서는 5년간 이어지던 한국 선수의 우승 행진을 러시아의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29ㆍ러시아명 빅토르 안)이 막았다. 안현수는 1,500m와 500m에서 모두 4위에 그쳤지만 1,000m에서 1분25초446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또 3,000m 슈퍼파이널에서도 3위(5분12초334)에 올라 13점을 추가했다. 안현수는 결국 종합 포인트 63점으로 J.R. 셀스키(미국·55점)를 제쳤다. 한국 대표로 뛰던 2003∼2007년 5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이후 7년 만의 정상 탈환이다.
한편 여자 대표팀은 3,000m 계주 결승에서 소치 금메달 멤버 심석희, 박승희, 김아랑(19·전주제일고), 조해리가 나섰으나 심석희가 중국 선수의 진로를 방해해 실격했다. 김윤재(24·성남시청), 이한빈(26·성남시청), 박세영(21·단국대), 신다운(21·서울시청)이 나선 남자 대표팀은 5,000m 계주 결승에서 6분52초651만에 레이스를 마쳐 네덜란드(6분52초618)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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