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자에 턱을 괴고 있는 모습의 배우 김수현 이모티콘으로 "뭐해?"라고 말을 걸자, 밥을 먹는 모습의 추사랑 이모티콘으로 답장이 온다. 굳이 "지금 뭐해?", "밥 먹어"라고 글을 보내는 대신 휴대폰 모바일 메신저 대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모티콘 대화다.
이모티콘이란 온라인에서 컴퓨터 자판의 문자, 기호, 숫자를 조합해 감정이나 의사를 나타내는 것으로 감정을 뜻하는 이모션(emotion)과 아이콘(icon)의 합성어. '미소', '슬픔'등의 감정을' - ', 'ㅜ.ㅜ'로 표현하는 식인데 최근에는 카카오톡(이하 카톡), 라인 같은 모바일 메신저들과 기업들이 손잡고 기업의 모델이나 캐릭터, 콘텐츠를 활용한 이모티콘, 즉 브랜드콘을 제작해 배포하면서 메신저 대화의 의사소통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브랜드콘은 이용자들이 기업과 친구를 맺으면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다운로드 기간에는 제한을 두는 식으로 운영된다. 브랜드콘이 확산되는 것은 소비자들은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브랜드로 자신의 감정이나 개성을 표현하고,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
카톡의 경우 브랜드콘 마케팅을 진행하는 업체만 130여개다. 현대카드는 광고에 등장하는 랩하는 앵무새인 '옆길로새'를 브랜드콘으로 제작했는데 출시 1주일만에 다운로드가 100만건을 넘었다. 삼성그룹과 옥션도 지난해 캐릭터를 활용한 브랜드콘을 내놓아 70만명이 다운로드하기도 했다. 이외에 남양유업은 프렌치카페 모델인 김태희, 이정재를, 동서식품은 맥심 모델 송중기를 브랜드콘으로 만들어 스타마케팅 효과를 누렸다. 또 롯데월드는 대표 캐릭터인 로티와 로리를, 패밀리레스토랑 아웃백은 대표 음식인 부시맨을, 초콜릿 업체 페레로로쉐는 제품을 캐릭터로 만들어 브랜드콘을 제작했다. 특히 페레로로쉐의 경우 채팅창을 통해 500만회 이상 이모티콘이 노출되는 효과를 누리기도 했다.
라인의 경우 해외 기업들의 브랜드콘 마케팅이 활발하다. 일본 식품업체 닛신은 병아리 캐릭터를 활용한 치킨 라면 스티커(브랜드콘)를 제작했는데 출시 3개월만에 이용횟수 1억회를 돌파했다. 또 태국 대표 은행 시암 커머셜은행의 원숭이 캐릭터를 활용한 스티커, 스페인 FC바르셀로나의 소속 축구선수들을 활용한 스티커도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선 쌤소나이트코리아가 모델 김수현을 스티커로 제작해 배포했다.
제일기획 정유석 팀장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메신저로 즉시 표현하는 젊은이들의 소통문화에서 빠질 수 없는 게 이모티콘인데, 기업들이 이를 브랜드와 연결시킨 브랜드콘을 만들어 배포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침투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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