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어제 통합신당 명칭을 '새정치민주연합'으로 결정했다. 양측이 신경전 끝에 새정치라는 시대요구, 민주당의 역사와 전통을 포괄하는 당명으로 절충했다고 한다. 다만 '도로민주당'에 대한 안철수 의원의 우려를 반영, 약칭은 '민주'를 빼고 '새정치연합'으로 하기로 했다. 상징색은 바다파랑(sea blue)로 정했다. 바다가 생명의 근원이고 썩지 않으며 파랑은 신뢰 희망 탄생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금과 같은 맑고 깨끗한 새정치를 하겠다는 뜻을 담았다"는 설명도 나온다.
좋은 얘기들이다. 통합신당이 소금 같은 정치, 국민이 신뢰하는 정치,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하겠다니 마땅히 격려할 일이다. 기대도 크다. 그러나 혁신이나 새정치는 말로 되는 것이 아니다. 구체성을 갖추고 치열하게 실천할 때만 이루어진다. 당장 시대정신과 중심 정책을 담은 정강ㆍ정책조차 아직 마련하지 못한 것이 실천 의지에 의문을 갖게 한다. 어떤 나라, 어떤 사회를 만들겠다는 그림이 있어야 국민들도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신당 측은 26일 중앙당 창당 때까지 정강ㆍ정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지만, 그 또한 여의치 않아 보인다. 민주당과 안 의원 측이 세상을 보는 시각, 정책을 추진하는 방법론에서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과 복지의 조화,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의 선택, 대북정책 기조 등을 놓고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두 세력이 그 차이를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신당의 정치적 성공 여부를 가르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지도체제, 당 조직, 당원 자격, 선출직 후보 결정방법을 등을 담을 당헌ㆍ당규를 대화와 타협으로 만들어낼지도 관건이다. 말로는 '5 대 5'를 외칠 수 있지만, 막상 자리를 놓고 '126 대 2'라는 의석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어제 오전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 간 감정 악화로 고성과 욕설이 오간 것도 계파갈등의 극복과 새정치 구현이 결코 쉽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반(反) 박근혜 대통령, 반(反) 새누리당'을 넘어 구체적 비전과 실천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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