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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원주민 소녀 "삼성스쿨,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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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원주민 소녀 "삼성스쿨, 고마워요"

입력
2014.03.1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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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생활이 재미있지만,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니 집이 너무 그리워요."

부모님의 품을 갓 떠난 여느 대학 신입생처럼 수줍게 소감을 전한 그라지엘라 파울리노는 사실 아마존 원주민 출신의 열여덟살 소녀다. 원주민식 이름은 '이아세나'인데 '달(Moon)'이란 뜻이다.

그녀는 올해 2월 그토록 바라던 대학생이 되는 꿈을 이뤘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원주민식으로 자랐지만, 우연히 알게 된 지구 반대편 한국의 한 기업이 후원한 '삼성스쿨'덕분에 그녀는 이제 어엿한 대학생이 됐다. 삼성스쿨은 삼성전자의 브라질법인이 브라질의 NGO단체인 FAS(아마존 지속가능 재단)를 후원해 2011년 11월에 만들어진 아마존 원주민 학교로, 아마존 밀림 속 '뜨레스 우니도스'라는 원주민 마을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약 2년이라는 짧은 역사에도 학교, 기숙사, 보건소뿐만 아니라 TV, 노트북 등 첨단 IT 제품까지 갖추고 원주민 자녀들에게 초ㆍ중ㆍ고 수업을 가르치고 있다. 설립 후 지금까지 30여 명이 이 학교를 거쳐 갔고, 현재도 130명의 꿈 많은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그라지엘라가 사는 곳은 아마존 밀림의 카나아 라는 마을. 이곳은 브라질 북서부 마나우스지역에서도 약 70km 떨어져 있어 보트로 1시간 반 정도를 가야만 닿을 수 있다. 그녀가 공부한 삼성스쿨은 원주민 20여 가족이 함께 모여 사는 작은 마을에 있지만, 그라지엘라의 고향 마을은 여기서 또다시 보트를 타고 가야 하는 더 작은 규모의 밀림 속 원주민 마을이다. 이 때문에 그녀는 2년간의 학교생활이 녹록하지 않았다. 그녀는 "2년 동안 학교에 다니기 위해 아마존 강을 따라 보트를 타고 다니느라 힘들었다"면서도 "하지만 대학진학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 논문을 썼는데 이 덕분에 대학 입학 자격도 얻을 수 있었고, 장학금도 받게 됐다"고 뿌듯해했다.

그라지엘라는 지난 2월부터 브라질 마나우스 시내에 위치한 라살리 대학에 입학해 다니고 있다. 재무ㆍ회계를 전공하는 그는 대학을 졸업하면 좋은 회사에 취직하고 싶다는 목표도 세워놓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원주민 특유의'활쏘기'에 재능이 있다는 점이 눈에 띄면서 그는 현재 양궁 국가대표 선수가 되기 위한 훈련도 받고 있다.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도 나설 계획이다. "졸업하고 만약 나중에 양궁 선수로 은퇴하면 삼성스쿨에서 학생들에게 양궁을 가르치고 싶어요."

그라지엘라가 무사히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도 입학한 덕분에 그의 두 동생도 삼성 스쿨에 다니고 있다. 그는 동생들도 자신처럼 교육을 통해 더 나은 삶을 가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라지엘라는 "여동생인 지젤리라는 교사가 되는 게 꿈이고, 남동생은 아직 정해진 꿈이 없지만 대학에는 꼭 가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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