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와 한일관계 악화로 양국간 여행객이 급감하면서, 주요 하늘길이 잇따라 폐쇄되고 있다. 이번엔 서울과 도쿄를 잇는 노선 가운데 하나가 잠정 중단에 들어갔다.
아시아나항공은 매일 운항하던 인천-하네다 노선에 대해 이달 말부터 7월까지 한시적으로 운항중단에 들어간다고 16일 밝혔다.
인천-하네다 노선은 서울과 도쿄를 잇는 하루 총 8편 중 1편으로 인천-나리타, 김포-하네다 노선에 비해 무게는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도 정상 운항했던 터라, 이번 잠정중단 조치는 현재의 한ㆍ일노선 수요가 얼마나 위축됐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일본 노선의 전반적 수익감소로 불가피하게 운항을 잠정적으로 멈추게 됐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역시 이달 말부터 인천과, 도쿄 인근인 시즈오카를 오가는 노선을 당분간 운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내 주요 항공사들의 일본 노선 감축흐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3월 인천-나가사키 노선을 중단했고 10월엔 오카야마, 니가타, 고마쓰 등으로 향하는 항공편 운항 횟수를 줄였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해 10월 인천-센다이 노선을 주7회에서 4회로, 인천-시즈오카 노선을 주7회에서 5회로 줄였다. 올해 들어선 지난달 21일부터 부산-오사카 노선도 중단했다.
과거 최대 황금노선이었던 한ㆍ일간 하늘 길이 이처럼 위축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엔저로 인한 일본 관광객들의 방한 급감이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수는 274만6,700명으로 전년대비 22%나 감소했으며, 지난 1월엔 6년 만에 가장 적은 17만2,000명만이 한국을 찾았다. 여기에 역사인식을 둘러싼 양국간 관계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관광객 감소를 부추기고 있으며, 특히 최근엔 저비용항공사들이 대대적 공세를 펴고 있어 승객 자체가 분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해 대한한공의 일본노선 승객은 391만6,000명으로 전년 보다 무려 15.4%(71만1,000명)나 줄었고, 아시아나항공도 5.5%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엔저로 인해 일본인들의 관광비용이 20~30%는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며 "엔저가 약화되지 않는 한 양국 노선위축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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