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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양회 결산] <하> 환경 오염과의 전쟁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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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양회 결산] <하> 환경 오염과의 전쟁 선포

입력
2014.03.1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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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의 조잡하고 방만했던 생산 방식과 생활 방식에 대한 선전포고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 13일 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 2차 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스모그와의 전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아침에 일어나면 휴대폰을 열어 PM2.5(초미세먼지) 수치부터 확인할 정도로 환경 오염은 이미 중대한 민생문제"라며 "바람 불고 비가 내려 스모그가 사라지길 기다릴 수만은 없는 만큼 적극적으로 공세를 펴 나가는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모그는 중국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베이징(北京)에서는 지난해 PM2.5 농도가 1,000㎍/㎥을 넘은 적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수치는 25㎍/㎥다. 2001~2010년 베이징의 폐암 사망자는 60% 가까이 늘었다. 8세 여아의 폐암 소식은 충격이었다. 지난해 중국의 74개 대도시 중 대기환경 기준을 충족한 도시는 3곳 밖에 안 됐다. 스모그가 심한 날은 손을 마주 잡은 연인의 얼굴도 볼 수 없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다.

리 총리의 언급은 중국이 앞으로 스모그 등 환경오염을 치유하기 위해 생산방식과 생활방식의 변화까지 포함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일단 환경오염산업에 대한 구조조정과 오염 배출 설비에 대한 도태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리 총리는 올해 소형 석탄 보일러 5만대를 폐기하고 화력발전설비에 탈황시설과 분진제거시설 등을 장착하겠다고 밝혔다. 낡은 차량 600만대도 폐차된다.

이와 함께 에너지 생산과 소비 방식도 변할 것으로 보인다. 리 총리는 올해 에너지소비총량을 통제, 에너지 소모를 3.9% 이상 줄이겠다고 말했다. 풍력 및 태양 에너지 개발이 권장되고 수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가 건설되며 수돗물과 천연가스 등에 대한 누진제 요금도 실시된다. 에너지 절약과 친환경 산업은 미래 유망산업으로 육성된다.

올해 중국이 환경 오염 퇴치를 위해 쏟아 부을 자금은 모두 1조7,000억위안(295조원). 그러나 7.5%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한 중국이 환경까지 보호하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지는 회의적이다. 스모그를 단시일에 해결하기 불가능하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이번 양회(兩會ㆍ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는 '전면심화개혁'을 결정한 지난해 11월 중국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 이후 첫 행사였다. 신화통신은 이번 양회에 대해 "전면심화개혁의 집행계획서가 통과됐다"며 "2014년 중국은 중요한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이 통신은 "36년 전 개혁개방 시작 이후 고속성장은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중국의 기적을 만들어냈지만 그 사이 빈부 격차는 커지고 자원과 환경의 파괴란 문제가 생겼다"며 "독사에 물린 손목을 자르는 기개와 배수진을 치고 일전을 치르는 각오로 새로운 개혁을 통해 중국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고 전 세계의 방향을 견인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양회에서 "개혁의 나팔 소리는 미리 울려 퍼졌다"며 "이제 관건은 실천"이라고 말했다. 개혁개방 과정에서 생긴 문제들을 풀기 위해 전면심화개혁을 앞세워 제2의 질적 성장을 꿈꾸는 중국이 다시 새 출발점에 섰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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