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국제사회에서 '절친'으로 통하는 독일의 여성지도자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역대 5번째 만남을 갖는다.
청와대는 14일 "박근혜 대통령이 23일부터 5박7일간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리는 네덜란드와 독일을 잇따라 방문한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인도ㆍ스위스 방문에 이어 올해 2번째 해외순방이다.
박 대통령은 25~28일 독일을 국빈 방문해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 메르켈 총리와 회담,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특히 메르켈 총리와의 조우가 주목된다. 메르켈 총리는 동독 출신의 첫 독일 총리로서 같은 여성인 박 대통령과 자주 비교돼왔다. 대학에서 박 대통령이 전자공학, 메르켈 총리가 물리학을 전공해 이공계로 비슷한데다 모두 보수정당 출신이어서 가치관이나 정치철학에 공통점이 많다. 이에 박 대통령은 "추구하는 정책이나 노선이 비슷하다"며 가장 가까운 외국 인사로 메르켈 총리를 꼽기도 했다.
두 사람의 인연도 깊다.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부총재 시절인 2000년 10월 당시 기민당 당수였던 메르켈 총리를 처음 만난 이래 14년간 네 차례 만남을 이어왔다. 지난해 9월 러시아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회의 때는 국가 정상으로서 처음 회동했는데, 당시 메르켈 총리는 숙소로 찾아온 박 대통령을 현관 계단 앞에서 기다리다 오래된 친구를 만난 듯 두 손을 부여잡고 반갑게 맞이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가 일본의 왜곡된 과거사 인식에 대해 얼마나 일침을 놓을지도 관심이다. 두 정상 모두 아베 정권의 우경화 폭주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G20 당시 메르켈 총리의 지속적인 과거사 반성을 높이 평가하며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려는 자세 없이 자꾸 상처를 건드려서는 (관계 회복이)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일본을 겨냥했었다.
박 대통령은 이번 방문기간 베를린을 찾아 독일 통일의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다. 따라서 통일준비를 강조하는 박 대통령이 베를린에서 통일과 관련해 새로운 구상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3차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해 2012년 2차 회의 의장국으로서 기조연설에 나선다. 박 대통령은 핵 테러 방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책임을 강조하고 북한 비핵화를 위한 원칙 있는 대화와 실효적인 압박을 추진하겠다는 점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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