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한국바둑리그가 다음달 개막한다.
지난해 우승팀 신안천일염을 비롯해 티브로드, 정관장, 넷마블, 포스코켐텍, SK에너지, 킥스 등 기존 7개팀에 화성시팀이 새로 참여한다. 지난 10년간 바둑리그에 참가했던 한게임은 올해부터 리그에서 빠졌다.
바둑리그는 26일 선수선발식을 치러 각 팀의 정규리거 5명과 2군격인 퓨처스리거 3명 등 8개팀 선수 64명을 선발한 후 다음달 10일부터 매주 목금토일 저녁마다 총 14라운드에 걸친 대장정을 시작한다.
올해 바둑리그의 가장 큰 특징은 각 팀의 선수선발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는 것. 지난해까지는 정규리그 선수 5명 가운데 일부는 랭킹 상위자 중에서 선발하고, 일부는 예선 통과자 중에서 뽑는 이중적인 방식을 택했지만 올해는 예선전과 랭킹시드제를 모두 없애고 각 팀 선수 전원을 100% 드래프트 방식으로만 뽑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각 팀의 선수 선발 권한이 크게 확대된 셈이다. 그동안 기존 강팀에 유리하게 작용했던 보호선수제도도 없앴기 때문에 올해는 각 팀이 완전히 백지상태에서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선수를 선발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선수 선발 방식 변화에 따라 각 팀 감독의 권한과 책임이 엄청나게 커졌다. 과거처럼 선발대상이 랭킹 상위자나 예선통과자로 한정돼 있는 게 아니라 정규리거 40명에 퓨처스리거 24명을 포함해 모두 64명을 전체 기사들 중에서 아무 제약 없이 선발할 수 있으므로 랭킹이나 최근 성적 등 객관적인 자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지, 아니면 선수 개개인에 대한 감독의 주관적인 판단을 중시해야 할 지, 선택이 쉽지 않다.
더욱이 내년부터는 팀의 연속성 강화를 위해 올해 뽑은 선수 가운데 최대 5명까지 보호선수로 묶어 계속 보유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어서 당장 올해 써먹기보다 장래를 내다보고 유망주를 선점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어 각 팀 감독의 취향이나 팀컬러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구체적으로는 이세돌, 박정환, 김지석, 최철한 등 그동안 보호선수로 묶였던 톱스타들이 과연 어느 팀으로 새로 배정될 지가 가장 큰 관심거리다. 특히 지난 4년간 줄곧 신안천일염 주장으로 활약하면서 두 차례나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이세돌이 과연 올해도 계속 고향팀에서 뛰게 될 지, 아니면 처음으로 다른 팀으로 옮기게 될 지 벌써부터 바둑가의 화제가 되고 있다.
랭킹에 관계없이 선수 선발이 가능하게 됨에 따라 흙 속에 묻혀 있는 숨은 보석을 찾기 위한 각 팀 감독들의 정보전도 벌써부터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최근 입단한 신예 기사들의 전력 탐색을 위해 선수 개개인에 대한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하는가 하면 각 도장 선후배들을 통해 유망주들에 대한 정보를 은밀히 챙기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밖에 올해 바둑리그에서 여자기사들이 과연 몇 명이나 선수로 뛸 수 있을 지도 관심을 모은다. 사실 바둑리그에서 예선전이 폐지됨에 따라 각 팀의 선수선발권이 확대된 반면 여자기사나 하위랭커들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바둑리그 출전 기회가 줄어든 측면이 없지 않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락스타리거 4명 중 한 명을 반드시 여자기사로 충원토록 의무화했지만 올해는 이 규정마저 폐지돼 여자기사가 바둑리그 출전 기회를 잡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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