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이 15일로 3년을 맞는다. 시리아 내전은 2011년 중동에 민주화 바람을 타고 시작됐다. 반정부 구호를 적은 10대 학생들이 체포되자 일부 시민들이 석방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이에 대응하던 정부군이 발포해 사상자가 나왔고, 하페즈 알아사드(1971~2000) 바샤르 알아사드(2000~) 부자의 장기 집권에 억눌렸던 시민들이 '민주화'를 요구하며 반정부 시위가 전국으로 번졌다.
알 아사드 독재정권(정부군)과 민주화 세력(반군)의 대립 구도로 시작된 내전은 시간이 흐르면서 이슬람 종파 간 대립, 반군 내부 분열,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겹치면서 더욱 꼬인 상황이다.
내전 장기화로 시리아 국민들만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지난 달 현재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사망자를 어린이 7,626명, 여성 5,064명을 포함해 모두 14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해 1,000여명이 사망하며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시리아 인근 국가로 난민을 신청한 시리아인도 250만명(유엔난민기구)을 넘어섰고, 자국 내 난민도 650만명 이상으로 추정 돼 전체 인구(2,245만명)의 40% 이상이 국내외에서 떠도는 상황이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는 11일 "12세 이상 어린이가 전투원으로 징집되고, 어린이 100만명이 질병과 영양실조로 사망하는 등 내전으로 피해를 본 어린이가 550만명에 달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도 발표했다.
유엔은 2012년 6월 제네바에서 정전 및 과도정부 구성을 내용으로 하는 중재안(제네바 코뮤니케)을 냈지만, 이행되지 않았다. 올 1월 제네바에서 유엔, 미국, 러시아,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등 30여 개국이 참여해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다시 논의했으나 과도 정부에서 아사드 정권을 포함하는 문제, 이란 초청을 둘러싼 갈등 등으로 인해 결렬됐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2일 성명을 통해 "시리아 내전은 지구의 평화와 안정, 인도주의를 위협하는 최대 위기"라며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에도 시리아 사태를 중단시킬 수 없어 심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러시아에 "평화협상을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달라"고 호소했다.
차기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12일 이례적으로 수도 다마스쿠스를 벗어나 한 난민촌을 방문했다. 시리아 국영 TV는 "알아사드 대통령이 난민촌을 둘러보고 난민들이 원래 살던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기초 생필품을 국가에서 공급할 것을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건 1월 시내 한 이슬람사원에서 열린 기도회 참석 이후 처음이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