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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댈러스의 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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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댈러스의 총성

입력
2014.03.13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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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11월 22일.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최후를 맞았다. 그의 암살엔 50여년이 지난 지금도 숱한 물음표와 해석이 따라 붙는다. 역사의 큰 기호가 된 그의 죽음에 대한 기록물은 많다. 영화 팬들이라면 올리버 스톤 감독의 'JFK'(1991)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케네디의 죽음 뒤에 군산복합체의 음모가 있었고 리 하비 오스왈드의 단독 범행이 아닐 것이라는 의문을 제기했던 영화다. 흐릿한 초점과 거친 입자로 케네디의 최후를 담은 아마추어 영상물이 단서로 제시된다.

케네디 암살 사건을 중심에 둔 영화들이 대부분 케네디에 방점을 찍었다면 '더 파크랜드'는 케네디 암살의 자장 아래 놓여 있던 사람들에 초점을 맞춘다. 갑작스레 병원에 이송된 케네디의 응급 처치를 담당했던 의사들과 간호사들(대통령이 병원으로 온다는 소식에 그들은 "감기겠죠 뭐"라고 반응한다), 국가 원수의 죽음을 막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면서도 린든 존슨 부통령과 대통령의 시체를 보호해야 했던 경호원들, 케네디의 모습을 보러 나갔다가 피격 당시의 모습을 기록하게 된 사내인 에이브러햄 자푸르더, 오스왈드의 형과 그의 어머니 등 '보통 사람들'이 돌아가며 스크린 중심에 선다.

세계를 뒤흔든 암살 사건의 두 주인공이었던 케네디와 오스왈드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겪은 폭풍과도 같은 3일이 영화를 채운다. 사건의 앞면에 대한 기록만 접했던 관객들에게 꼼꼼히 재연한 사건 이면을 제시하며 미국 역사의 결정적 한 순간을 좀 더 입체적으로 접근한다. 'JFK'가 당시의 영상물을 반복해 보여준 반면 이 영화는 그 영상물을 최대한 감춘다. 사건을 파헤치기보다 뜻하지 않게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이 겪는 감정의 파도를 전하려는 연출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제목은 케네디가 실려갔던 공립병원의 이름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오스왈드도 이 병원으로 옮겨져 같은 의료진 앞에서 숨을 거뒀다. 케네디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의사들은 오스왈드의 죽음 앞에 냉담하다. 영화의 마지막은 미국인들의 애도 속에 거행된 케네디 장례식과 누구도 관을 들어주려 하지 않았던 쓸쓸하기 짝이 없는 오스왈드 장례식을 교차시키기도 한다.

암살 직후부터 꽤 오랜 시간 남편 케네디의 두개골 조각을 쥐고 있었던 재클린 여사의 넋을 놓은 모습, 대통령 전용기의 좌석을 제거하고 케네디의 주검을 워싱턴으로 옮겼던 사연 등이 흥미롭다. 저널리스트 겸 소설가인 피터 랜즈먼이 4년 동안 관련 인물들을 인터뷰하거나 자료를 조사해 만들었다. 2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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