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에서 갑자기 엄청난 변화가 발생했다. 백△ 때 한태희가 아낌없이 1, 2를 교환한 다음 3으로 나가 끊은 게 과감한 승부수다. 백으로서는 5 때 6으로 지켜야 한다는 게 불행이다. 섣불리 손을 뺐다간 당장 1부터 9까지 하변에서 너무 쉽게 수가 난다.
이제는 흑백 모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9부터 15까지 거의 필연적인 수순을 거쳐서 백이 하변 흑돌을 잡고, 대신 흑은 우중앙 백돌을 잡는 엄청나게 큰 바꿔치기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 결과는 백돌이 훨씬 많이 잡혀서 얼핏 보기에도 흑이 크게 이득을 봤다.
위쪽 백돌마저 잡히면 안 되므로 안성준이 16으로 달아나려 한 건 당연한데 한태희가 17, 19 다음 21, 23으로 끊어서 몽땅 다 잡자고 한 게 좀 과했다. 그냥 처럼 쉽게 처리했으면 무난히 승리를 굳힐 수 있었는데 너무 세게 두다가 막상 24로 단수 당하고 보니 흑의 응수가 곤란하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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