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이 휴대전화 한글 입력방식의 오타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줄인 ‘키보드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했다. 생활 속 불편함에 대한 고민이 발명으로 이어졌다.
경기 고양시 백마중학교 3학년 김규리(15)양은 지난해 쿼티 키보드(컴퓨터나 타자기 등의 한글 입력 방식)의 오타 가능성을 줄인 ‘쿼티 더블키보드’ 아이디어를 특허 출원한 데 이어 앱으로 개발했다. 이 앱은 지난 3일부터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무료로 보급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휴대폰에 많이 사용되는 천지인 키보드는 자판 숫자가 적어 여러 번 터치해야 하는 불편이, 자판 숫자가 많은 쿼티 키보드는 자판의 크기가 작아 오타 가능성이 큰 것이 단점이다. 김양이 개발한 쿼티 더블키보드 앱은 기존 키보드를 크게 변형하지 않은 채 오타 가능성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ㅙ’를 입력할 때 ㅗ를 터치하면 키보드 왼쪽 모음 자판이 ㅐ(윗줄 5개 자판), ㅏ(가운데 줄 3개 자판), ㅣ(아랫줄 3개 자판)로만 표시돼 윗줄 5개 자판 중 아무 자판이나 추가로 터치하면 된다.
현재 사용자들의 호응은 대단하다. 입소문 만으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 다운로드 수가 두 달 만에 3만5,000회에 달했다. 김양은 “친구들과 스마트폰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다가 자판 터치가 많아 불편하다고 느껴져 ‘더 간단하게 할 수는 없을까?’ 고민하다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양은 평소 생활 속에 불편함이 있으면 발명에 나선다. 포털이나 카페 가입 때 해킹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캡차(CAPTCHA·찌그러진 문자도안을 읽어 입력하도록 하는 자동 가입 방지 문자)와 설문지를 겸한 ‘앙케이드 캡차’ 역시 김양의 발명품이다. 천지인 키보드를 개선한 ‘천지인 더블키보드’ 앱 역시 호평을 받고 있다.
김양은 자판의 모양을 다이아몬드 형태로 바꿔 터치 면적을 기하학적으로 넓힌 ‘다이아몬드 자판’도 특허를 내 앱으로 개발 중이다. 국어교사가 되고 싶다는 김양은 “많은 사람이 키보드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모든 스마트 기기 제조업체에 아이디어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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