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기초연금법안이 시행할 경우 2028년 이후 국민연금 가입자 중 정부가 약속한 연금액인 20만원(실질가치)을 받는 수령자가 한 명도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9월 25일 보건복지부는 기초연금 도입안을 발표하면서 2028년 15년 이상 국민연금을 납입한 가입자부터 기초연금액이 20만원에서 1만원씩 깎인다고 설명했었다. 2028년은 현행 기초노령연금법에서 모든 연금 수령자가 20만원을 받게 되는 해다.
오건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사회학 박사)은 12일 민주당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초연금 토론회에서 "2028년 국민연금 가입자가 가입기간 15년까지 기초연금 전액 20만원을 받으려면 기초연금 인상률이 소득에 연동됐어야 한다"며 "정부 법안이 물가연동으로 바뀌면서 2028년 국민연금 가입자 중 20만원 전액을 받는 수령자는 1명도 없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기초연금액은 기준연금액(20만원)에서 국민연금의 소득균등 부분(A급여)을 뺀 뒤 10만원을 더한 금액으로 정해졌다. 정부는 기준연금액을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 소득평균인 A값과 연동해 인상할 것으로 가정해 국민연금 납입기간이 15년 이하인 미래 세대까지는 20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정부는 법을 제정하며 기준연금액 인상률을 물가에 연동시켰다. 물가는 평균 소득보다 덜 오르기 때문에 미래 세대는 기준연금액 자체가 낮아져 국민연금 10년 가입자도 기초연금액이 19만원밖에 안 된다는 계산이다. 국민연금은 10년 이상 가입해야 받을 수 있으므로 결국 2028년 국민연금 가입자는 한 명도 기초연금 전액(20만원)을 받을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건호 위원장은 "기초연금 도입안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기준연금액의 소득연동 인상에 의문을 제기한 학자는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정부 입법안 마련 과정에서 물가연동방식이 졸속 삽입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도 지난달 25일 "기초연금 지급액을 물가상승률에 따라 올리면 액수가 너무 낮아지는 문제가 있다"고 실토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기초연금사업단 관계자는 "기준연금액의 인상률이 전적으로 물가에만 연동될 경우에만 적용되는 계산식"이라며 "정부는 5년마다 임금 상승률과 노인빈곤율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기준연금액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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