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26ㆍ두산)의 타격감이 매섭다. 3차례 시범 경기에서 벌써 2홈런이다. 그것도 모두 왼손 투수에게 나왔다. 밀어치고 당겨치고 타구도 부챗살을 그린다.
첫 홈런은 시범경기 개막전이었다. 8일 목동 넥센전 1회 1사 1루에서 상대 선발 오재영의 2구째 커브를 퍼 올려 125m짜리 우중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사흘 뒤 11일 상동 롯데전에선 0-1로 뒤지던 6회 2사 후 세 번째 투수 이명우로부터 동점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124㎞짜리 슬라이더가 한 가운데로 몰리자 밀어치는 타격으로 특유의 힘을 과시했다.
김현수는 우천 노게임 선언 된 12일 롯데전에서도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1회 1사 2루에서 롯데 1선발 유먼을 상대로 깨끗한 중전 적시타를 날렸다. 전지훈련 동안 가벼운 손목 부상으로 원하는 만큼 타석에 서지 못했지만, 통증이 완화되자 시원한 대포와 적시타를 잇달아 터뜨리고 있다.
2개의 홈런이 모두 왼손 투수에게 나온 점이 고무적이다. 지난해까지 8년 동안 총 3,611번의 타석을 소화한 김현수는 오른손 투수 통산 타율이 3할4푼1리, 왼손 투수 타율은 2할8푼이다. 2012년엔 좌투수 타율(0.310)이 우투수 타율(0.281) 보다 좋았고, 2013년엔 좌투수 타율(0.304)과 우투수 타율(0.320) 모두 3할을 넘겼지만, 오른손 투수가 상대하기 더 편한 건 사실이다. 통산 97개 쏘아 올린 홈런도 오른손 투수에게 67개, 왼손 투수에게 24개, 언더 투수에게 6개를 뽑아냈다.
하지만 이번 시범경기에선 오히려 왼손 투수에게 강한 모습을 보이며 시즌 전망을 밝히고 있다. 3경기에서 뽑아낸 3개의 안타도 2개의 홈런을 포함해 나머지 1개는 9일 목동 넥센전에서 상대 왼손 밴헤켄에게 기록한 우전 안타다.
김현수는 최근 올 시즌 각오를 묻는 질문에 “책임감이 2배는 늘었다”는 말을 했다. 송일수 감독이 사령탑 부임 직후 “현재 주전은 김현수밖에 없다”고 하자 “더 잘하라는 의미라 생각한다”라고 담담히 목소리를 냈다. 그리고 지금의 페이스라면 김현수가 올 시즌 ‘더 잘할’ 가능성은 상당해 보인다. 김현수가 펄펄 날면 두산이 이길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 진다. 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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