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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증거 조작] 국정원, 작년 1월 유씨 신문때 진본 출입경 기록 토대 추궁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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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증거 조작] 국정원, 작년 1월 유씨 신문때 진본 출입경 기록 토대 추궁 정황

입력
2014.03.1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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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피고인 유우성(34)씨의 진본 출입경기록을 지난해 1월 이미 확보하고도 이를 숨겨 온 정황이 드러났다.

11일 한국일보가 입수한 지난해 1월 15일자 국정원의 유씨 신문조서에 따르면 국정원 수사관은 "피의자는 지금 수사관이 2006년 5월 27일 북한에서 중국으로 나온(입) 이후 며칠 후 다시 북한으로 도강하여 6월 10일 중국으로 출경(입)한 상황에 대해 추궁하다 보니까, 중국 체류 일정을 급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라고 물었다. 수사관이 제시한 날짜들은 중국 정부가 진본이라고 통보한 '출(5.23)-입(5.27)-입(5.27)-입(6.10)' 출입경기록에 명시된 날짜들이다. 조서를 보면 유씨는 "6월 초에 베이징에서 수두를 앓았었다"고 반박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유씨가 어머니의 장례를 위해 5월 23일 북한으로 갔다가 27일 나온 것은 확인된 사실이며, 이후 '입-입'은 시스템 오류 때문에 없는 기록이 생성된 것이라는 싼허(三合)변방검사참(출입국관리소)의 정황설명서도 중국 정부는 진본으로 통보했다.

그러나 국정원은 당시 수사에서 '입-입' 기록 부분에 대해 유씨가 정식 통관절차를 거치지 않고 도강(渡江)을 했다는 의심을 갖고 추궁했다. 국정원이 2012년 말에서 지난해 초까지 진행된 수사에서 6,7년 전 북-중 출입날짜를 정확하게 짚은 것으로 보아 출입경기록을 이미 확보하고 있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1년 가량 진본의 존재를 숨겨온 셈이다.

유씨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줄곧 "국정원이 (출-입-입-입) 출입경기록을 제시하며 신문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계속해서 이를 부인해왔다. 그러다 국정원에서 받은 '출-입-출-입'기록(중국이 추후 위조로 판단)을 지난해 11월 1일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후 변호인이 진본 출입경기록을 확보해 12월 6일 재판부에 제출하자 검찰은 진본 확보 여부에 대해 수 차례 말을 바꿨다. 12월 6일 비공개 재판에서 검사는 "수사단계에서 유씨에게 '출-입-입-입' 기록을 제시하면서 수사한 것은 맞다"면서도 '출-입-출-입' 기록이 공식적으로 입수한 문서라고 주장했다. '출-입-출-입' 기록이 진짜라고 주장하기 위해 수사단계에서 제시한 진본 기록이 오히려 엉터리라고 밝힌 것이다. 그러나 검사는 12월 20일 4차 공판에서 "(지난 공판에서는) 국내 출입경기록이 조서에 있는 것을 (북-중 출입경기록으로) 착각해 진술한 것"이라고 또 번복했다.

지난달 14일 중국측이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된 검찰측 자료 3건이 모두 위조됐다고 회신한 이후에도 검찰의 말 바꾸기는 계속됐다. 14일 오후 10시가 넘어 진행된 브리핑에서 검찰은 "(지난해 2월 기소 당시)출입경 기록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가 다음날 다시 "내사 당시 첩보로 확보한 출입경 기록이 있다"고 말했다.

유씨 변호인은 "1심에서 검찰측 증거와 증언들이 탄핵 당하고 무죄가 선고되자 검찰이 출입경기록을 확보한 적이 없다고 거짓말을 하고 이 기간에 국정원이 출입경기록을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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