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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DB가 문화산업 살린다] <하> '콘텐츠 코리아'의 생태계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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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DB가 문화산업 살린다] <하> '콘텐츠 코리아'의 생태계 조성

입력
2014.03.11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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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같은 자국 신화로 濠, 글로벌 콘텐츠 제작해 성공역사 등 원천 소재 활용은 기틀… 창작 소재는 분산 구축 이용에 한계콘텐츠 코리아 랩 통해 아이디어 협업의 공간 조성 모색

웹툰의 선풍적 인기를 바탕으로 영화가 제작되고, 만화 왕국 일본에서 리메이크 작품이 연재 중인 주호민 작가의 만화 '신과 함께'. 이 작품을 보면서 먼저 든 궁금증은 이것이다. 웹툰 연재 당시 이십대였던 작가가 가택신(家宅神)과 같은 흔적이 거의 사라진 한국의 전통을 어쩌면 그렇게 세밀하게 묘사할 수 있었을까.

그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문화콘텐츠닷컴(www.culturecontent.com)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한다. 문화콘텐츠닷컴은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우리 전통 문화의 원형을 디지털 아카이브로 구축한 것으로, 약 30만 건의 문화원형을 멀티미디어 콘텐츠로 집적하고 있다. 이 속에 '신과 함께'의 소재가 된 지옥 여행의 디테일이 있고 드라마 '주몽'에서 고조선 유민을 이끄는 해모수의 스토리 라인도 포함돼 있다. 교실에서 쓰는 부교재부터 온라인 게임까지, 알게 모르게 이미 우리는 콘텐츠 아카이브 사업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아카이브 사업은 한발 늦게 시작됐다. '반지의 제왕'처럼 자국 신화를 바탕으로 글로벌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선진국의 사례에 자극 받아, 2000년대에 들어선 뒤 우리의 각종 문화 자산을 디지털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드는 작업이 활발히 진행돼 왔다.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DB화는 여러 갈래에서 상당 부문 진척이 이뤄졌다.

역사 등 원천 소재 부문에 있어서는 문화콘텐츠닷컴뿐 아니라 국학 고전의 원문과 해석본을 온라인으로 볼 수 있는 한국고전번역원의 종합DB(http://db.itkc.or.kr), 유교문화의 여러 자산을 손쉽게 뒤져볼 수 있는 한국국학진흥원의 유교넷(www.ugyo.net) 등이 있다. 국가나 지자체, 공공기관이 저작권을 가진 콘텐츠의 상업적 활용에 도움을 주는 한국문화정보센터 공공누리(www.kogl.or.kr), 공유저작물의 자유로운 이용을 위한 플랫폼인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공유마당(http://gongu.copyright.or.kr)도 있다.

완성된 문화 콘텐츠의 글로벌 유통 서비스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시스템도 운영되고 있다. 한국저작권위원회 디지털저작권 거래소(www.kdce.or.kr), 영화진흥위원회가 운영하는 공공온라인유통망(www.kofic-kome.or.kr) 등이다.

하지만 창작 소재 활용 및 콘텐츠 거래를 위한 아카이브들이 현재 부분적, 분산적으로 구축돼 있어 이용에 한계와 불편함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정부는 각 아카이브를 아우르는 아이디어 융합과 협업의 공간 구축을 모색 중이다. '콘텐츠 코리아 랩(CKL)'이 그것이다.

정부는 문화콘텐츠닷컴 등 여러 아카이브의 기능을 융합한 '창조자산마당'을 구축하기로 하고 현재 연구 용역 사업을 진행 중이다. 각종 콘텐츠 제공 사이트에 대한 길잡이 사이트를 개발해 접근성을 개선하고, 저작권자와 서비스 사업자 간 거래 활성화를 위한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여기에 어디서든 정부간행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통합서비스도 개발된다. 콘텐츠 장르 간, 순수예술과 콘텐츠 간, 콘텐츠와 정보통신기술(ICT) 간 협업 프로젝트도 운영된다.

한편 CKL은 아카이브 통합 필요성뿐 아니라 콘텐츠 창작자를 위한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추진되고 있다. 콘텐츠 산업은 상상력이 가장 큰 자본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대표적 소자본ㆍ아이디어 산업이기 때문이다. 콘텐츠 벤처기업은 정보통신(IT) 분야의 두 배인 연평균 30%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창업 이후 지원을 시작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CKL을 통해 아이디어 생성 단계부터 지원이 가능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게임, 스토리, 스마트 콘텐츠 등 장르별 인큐베이팅 센터를 운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콘텐츠 체험과 교육, 공동창작이 가능한 오픈 스튜디오 개념의 협업 공간을 올해 안에 조성한다. 제1센터는 5월 서울 대학로에 문을 연다.

CKL의 관계자는 "CKL은 상상력이 성공으로 이어지도록 돕는 인프라"라며 "반짝이는 아이디어 하나로 글로벌 스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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