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이 안 나와? 자극적으로 가보자!”
KBS 월화극 책임프로듀서(CP)가 개그콘서트 ‘시청률의 제왕’이었다면 막장 소재를 선택했을지 모른다. 시청률은 3%대. “볼만하다”는 평가와 달리 시청률은 형편없다.
“가 재미있는데 시청률은 무척 낮더라.” “시청률을 높이려면 막장으로 가야 돼요. 그래야 사람들이 봐요.” 직장인 아버지와 초등학생 딸의 대화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막장드라마로 손꼽혔던 MBC 를 예로 들었다. 불륜과 출생의 비밀 등은 “볼썽사납지만 재미있어서 보게 된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그러나 배경수 CP는 생각이 달랐다. “자극적인 막장 소재를 사용하기보다 깨끗한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 평소 공감을 자아내는 드라마를 강조했던 배 CP는 “시청률이 낮아 아쉽지만 일희일비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를 연출하고 있는 배 CP는 시청률 40%대를 자랑했던 와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를 연출했었다.
는 원수의 딸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외교관을 꿈꿨던 정세로(윤계상)는 살인사건에 휘말려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고, 살인사건으로 약혼자를 잃은 한영원(한지혜)은 살인 용의자 정세로를 증오한다. 옥살이를 마친 정세로는 복수하고자 누명을 씌운 한태오(김영철)에게 접근하는데, 하필이면 한태오의 딸이 정세로를 증오하는 한영원이다.
정세로가 가졌던 원수의 딸에 대한 증오는 6회까지 방송되면서 연민과 동정으로 바뀌었다. 비록 3%대 시청률이지만 시청자 반응은 좋다. 재미있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그러나 소치 동계올림픽 기간에 1, 2회를 방송한 탓에 시청률은 3% 안팎에 머물고 있다. 몇 달째 MBC 를 봐왔던 시청자는 채널을 바꾸기보다 본방송으로 를 보고 케이블 TV나 인터넷으로 를 본다.
시청률에 매달리는 드라마는 선거를 목표로 삼는 정치와 닮았다. 좋은 정치인이 선거에서 질 수 있는 것처럼 좋은 드라마라고 시청률이 높진 않다. 는 좋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경쟁에서 낙오했다. 하지만 배경수 CP는 “막장 소재를 사용한다고 시청률이 높아진다는 보장도 없지 않느냐? 드라마의 역기능보다 순기능이 돋보이는 좋은 드라마를 만들고자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상준기자
한국스포츠 이상준기자 jun@hksp.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