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이 통합신당 창당을 선언한지 일주일 만인 9일 정국 현안에 한 목소리를 내며 대여공세에 나섰다. 그간 창당 방식을 놓고 힘겨루기에만 골몰한 나머지 정국현안과 민생에 뒷전이었다는 비판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통합신당의 공동 신당추진단장인 두 사람은 이날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 및 의료영리화 논란에 따른 의료계 휴진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ㆍ여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대표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은 계속 침묵하고 있고 검찰은 관계자가 자살을 시도한 이후에야 진상규명 절차를 수사로 전환하는 안이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특검 도입을 거듭 주장했다. 김 대표는 회견 이후 오찬간담회에서도 “이번 사건을 6월부터 시행되는 상설특검 1호 사건으로 삼는 방안을 당 내에서 논의 중”이라며 “새정치연합과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대한의사협회가 원격진료 등 정부 의료정책에 반대해 10일부터 집단 휴진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사태의 근본 원인은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박근혜 정부에 있다”며 정부를 압박했다. 또 문제 해결을 위해 여ㆍ야ㆍ정과 의료단체, 전문가 등이 포함된 ‘의료공공성 강화와 의료제도 개선을 위한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양측은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와 관련해서도 새누리당에 기초선거 무공천 동참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양측이 회견에서 집단휴진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은 향후 통합신당에서 ‘민생’에역점을 두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두 사람의 동반 행보는 통합신당 협상과정에서의 ‘불협화음’ 논란을 불식시키고 화학적 결합을 강조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 특히 양측이 지난주 내내 신경전을 벌이는 동안 통합신당 지지율이 통합 선언 직후보다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두 사람의 조기 동반 행보를 재촉하는 요인이 됐다.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이 8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계 여성의 날 기념 한국여성대회에 나란히 무대에 오른 것도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전날까지만 해도 다른 일정과 겹쳐 행사 참석 여부가 불투명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세부 사안을 두고 아무리 잡음이 일어도 일단 새정치 기치로 출항한 이상 중단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두 신당추진단장이 신당의 ‘얼굴’인 만큼 당분간 적극적으로 함께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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