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에서도 첫 조류 인플루엔자(AI)가 확인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AI가 확인된 경북 경주시 천북면 양계농가는 AI 발생지역인 경기 평택에서 닭을 입식하면서 방역 당국에 신고를 하지 않았고, 평택시는 분양 농가의 닭에 대한 육안 임상관찰 후 이동승인서를 발급했던 것으로 드러나 차단 방역에 문제점이 노출됐다는 지적이다. 방역당국은 AI 확산을 막기 위해 가금류의 입식을 자제하고, 입식할 경우 입식의향서를 제출하고 입식신고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경북도 AI방역대책본부는 천북면의 한 농가가 4일 AI 발생지역인 경기 평택의 농장에서 중간 크기의 닭 5,200여마리를 분양받은 사실을 확인, 예방차원에서 살처분했다고 9일 밝혔다. 당시 닭 배설물 등 시료를 채취,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AI 바이러스(H5N8)가 검출됐다.
이에 따라 대책본부는 9일까지 9농가의 닭 12만마리를 살처분하는 등 AI 발생 농가의 반경 500m 안에서 닭을 집단사육하는 희망농원 28농가 55만8,000마리를 살처분하기로 했다.
또 발생농가의 반경 500m, 3㎞, 10㎞ 거리에 방역대와 사료를 옮겨싣는 환적장 3곳, 거점 초소 7곳을 설치, 가금류 이동통제 및 소독을 강화하고 있다.
경주 AI 발생농가는 평택에서 닭을 입식하면서 권장사항인 입식의향서를 경주시에 제출하지 않았고, 닭 35마리가 폐사했는데도 방역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농가 측은 "닭 입식과정에서 수십마리가 죽는 것은 일반적이어서 따로 의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닭을 분양한 평택의 농가는 평택시 가축방역관의 이동승인서를 발급받은 것으로 확인돼 임상검사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동승인서는 가축방역관이 가금류를 육안 관찰해 설사와 기침, 폐사 여부 등을 확인한 후 발급하도록 돼 있다.
경북도 AI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향후 가금류를 분양하거나 입식할 때 모두 임상관찰과 함께 간이키트검사를 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농가들의 입식계획을 사전에 제출받고, 입식 후 임상관찰 및 검사 등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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