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모바일제품 판매금지 가처분소송에서 미국 법원이 삼성 손을 들어줬다.
미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 지원의 루시 고 판사는 6일(현지시간) 갤럭시S 4G, 갤럭시 탭 10.1을 포함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23종의 판매를 금지해 달라는 애플의 요청을 기각했다. 고 판사는 "애플이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봤다는 것을 확인하는 데 필수적 인과 관계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판결은 2011년 애플이 삼성전자가 자사 디자인과 특허를 베꼈다며 소송을 낸 지 2년 11개월 만에 나온 1심의 최종 판결로, 외신들은 '삼성전자의 승리' '애플의 패배'라고 평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전 지구적 특허 전쟁에서 애플이 중대한 후퇴를 경험하게 됐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재판부가 이번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어떤 판단을 하느냐가 삼성이 앞으로 미국에서 내놓을 다른 제품에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고 봐 왔다. 비록 이번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의 대상이 모두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더 이상 팔지 않는 구형 제품들이지만, 애플은 "삼성전자가 특허를 침해했다는 판단이 내려진 단종 제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제품들을 또 베껴서 내놓는 일을 예방하기 위해 단종 제품들에 대한 판매금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애플이나 삼성전자가 촉각을 곤두세운 것도 이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판결 즉시 "삼성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는 몇 가지 소프트웨어의 기능만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며 소비자들은 여러 가지 기능들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법원의 판단에 동의한다"며 환영했다, 반면 애플은 이번 결정에 대해 아무런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고 판사는 삼성전자가 애플에게 물어주라고 부과한 9억3,000만 달러의 손해 배상액은 그대로 확정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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